“부동산 잡으려면”... 한은,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 주장
서울에만 집중되는 교육열과 수도권 인구집중, 집값 상승, 저출산 등 각종 사회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지역 비례로 대학생을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공동 심포지엄을 연 한국은행이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월소득 8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한 달 고교생 1인 사교육비로 97만 원을 쓰는데 반해 월소득 2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은 38만원에 불과했다.

서울 강남 3구 출신 학생은 전체 졸업생 중 4%에 불과하지만 서울대 진학생의 12%를 차지했다.

한은은 “입시경쟁이 사교육비 증가로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소득수준과 거주지역에 따른 교육기회 불평등도 초래했다”며 “고소득층 학생의 경우 입시에서 자신의 잠재력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두는 사회경제적 지위의 대물림 현상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과도한 교육열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결혼과 출산을 미룬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상위권대를 향한 교육열이 사교육 환경이 우수한 지역에 거주하려는 선호로도 이어져 수도권 인구집중과 서울 주택가격 상승을 유발했다”며 “이러한 교육열이 교육 및 양육비용을 증가시켜 젊은 세대가 출산과 결혼을 늦추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학 입학정원의 대부분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는 ‘지역별 비례 선발제’ 를 제안했다.

서울에만 집중된 입시경쟁을 지역적으로 분산시키면 수도권 인구집중과 서울 주택가격 상승, 저출산 및 만혼 등의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성적이 떨어지는 지방 학생이 상위권 대학에서 공부를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한은은 “서울대 지역균형전형과 기회균형특별전형(농어촌)으로 입학한 학생 성적이 다른 전형의 학생과 대등하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