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재무구조 두루 안정 궤도…외국인·기관 투자 늘어

김회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지난해 5월 열린 '안전보건 리더십 교육'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김회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지난해 5월 열린 '안전보건 리더십 교육'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의 기업가치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등급이나 영업실적 등 재무 지표들 모두 2년 전 광주 붕괴사고 이전으로 회복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성장에는 김회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의 공이 크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 2022년 7월 각자대표로 선임된 김회언 대표는 재무·회계 분야 전문가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재정팀장을 거쳐 HDC그룹 계열사인 HDC신라면세점과 HDC아이파크몰 대표이사로서 코로나 등 위기 환경 속에서도 재무안정성을 확보한 ‘재무통’이다. 안정적 수주·공급으로 우발채무 줄여
김회언 대표가 세운 가장 돋보이는 성과는 신용등급 상향조정이다. 그가 부임하고 2년여 만에 HDC현대산업개발은 등급 하방 우려를 덜어내고 안정적 아웃룩으로 복귀한 것이다.

지난 상반기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일제히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을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높였다. 지난 2022년 시작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위기뿐 아니라 원자재값 상승 등 부동산 시장 환경은 현재까지 냉각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조정 대상이던 건설사 10곳 가운데 2곳만 등급이 올랐는데 그중 한 곳이 바로 HDC현대산업개발이었던 것이다.

김 대표 선임 다음 해인 2023년부터 HDC현대산업개발은 본격적으로 신규 수주와 주택공급 실적에서 회복세를 보이며 사업 기반 안정화 단계에 돌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에도 1만여 가구 이상의 주택공급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PF 우발채무 감소도 신용등급 향상에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초 확대된 유동화증권 차환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현금을 활용해 사업비를 대여했다. 이에 도급사업 PF 우발채무는 2021년 말 2조7000억원에서 올 2분기 말 1조6000억원 수준까지 줄었고 순차입금 역시 2022년 말 1조4000억원에서 올 2분기 말 9000억원 수준까지 축소됐다. 질과 양 다 잡은 경영실적, 주가 급등으로
HDC현대산업개발 ‘재무통 김회언’ 대표 부임 2년, 주가 2배 ‘껑충’[컴퍼니]
HDC현대산업개발은 영업실적 역시 질적, 양적으로 고루 성장했다. 김 대표 부임 첫해였던 2022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2983억원, 116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3.5%에 그쳤다. 그런데 부임 이듬해인 2023년 매출은 4조1908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은 1953억원으로 나타나 영업이익률이 4.7%로 상승했다. 올해 반기 기준 실적 역시 매출 2조244억원, 영업이익 954억원으로 영업이익률 4.7%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 같은 성장세가 하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올해 HDC현대산업개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3305억원, 238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5.5%에 달한다. 김 대표 부임 첫해 마이너스였던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올해 상반기 기준 2204억원 수준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안정적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4분기부터 대규모 개발사업과 같은 자체 사업이 예정돼 향후 실적 전망도 밝다. 4분기 분양 예정인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시작으로 용산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 잠실 스포츠·MICE, 청라 의료복합타운, 공릉역세권개발사업 등 4조2000억원 이상의 서울 수도권 복합개발 사업들이 줄지어 대기 중이다. 특히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상업부지와 더불어 일부 주거 단지 운영 사업을 통해 현금흐름 창출에 대폭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주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김 대표 부임 당시 1만1150원이었던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올해 들어 76%가량 상승하는 등 2배 이상 폭등했다. 8월 21일에는 2만50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한때 2만645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2개월여 만에 연간 상승률의 절반이 넘는 40%에 육박하는 오름세를 나타내는 등 오름폭이 커지는 추세다. 최근 국내 증시에 상장된 건설사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 또한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9개 증권사가 HDC현대산업개발의 목표주가를 2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주가가 2만5000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12%가량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남아 있다. 주주가치 제고에 외국인·연기금 러브콜 쇄도
HDC현대산업개발 ‘재무통 김회언’ 대표 부임 2년, 주가 2배 ‘껑충’[컴퍼니]
이처럼 안정적 재무성과를 바탕으로 주가까지 급등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주가 등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과 연기금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1년간 HDC현대산업개발 지분은 개인투자자들에서 외국인과 기관으로 대거 손바꿈됐다.

올해 2분기 말 HDC현대산업개발의 외국인 지분율은 17.79%로 전년 동기(7.39%) 대비 2배 이상 높아졌다. 같은 기간 국내 대표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 지분율 역시 8.59%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5.65%)보다 2%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2분기 이후에도 HDC현대산업개발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8월 12일에는 지분율이 10.10%까지 치솟으며 2022년 1월 이후 2년 6개월여 만에 10% 초과 보유 주주로 올라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주주환원을 위해 최근 5개년 동안 꾸준히 현금배당 규모를 늘렸다. 지난 2018년에는 주당 배당금 500원을 결정해 현금배당 성향 9.6%를 기록했고 2022년부터는 주당 600원으로 늘려 3년간 유지했다. 올해는 주당 배당금을 700원으로 재차 인상해 현금배당 성향을 26.1%까지 끌어올렸다.

이뿐 아니라 HDC현대산업개발은 정관 개정을 통해 3개년 중장기 배당정책과 배당기준일 변경 등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이번 정책에는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겠다는 목표는 물론 주주의 배당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배당기준일을 결산 기말(12월 31일)에서 배당금이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날로 변경했다.

지난해부터는 2년 연속 연간 실적 전망치도 제시하고 있다. 2024년 목표 매출액은 연결기준 4조2718억원으로, 목표 신규수주액 역시 4조8529억원으로 제시된 바 있다. 이 밖에도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영문 IR 자료를 배포 하는 등 국내외 기관투자가 유치에 힘쓰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올해 10대 건설사로 복귀하는 과정에 있어 경영지표 부분의 상승이 두드러졌다”며 “수익성을 강화하는 한편 재무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동시에 IR 강화 및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