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책임져” 한마디에 바로 꼬리 내린 우리금융 임종룡
연일 은행권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하 금감원)의 엄포에 우리금융이 한껏 위축된 모양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전임 손태승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에 대해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히 따르겠다”고 사과했다.

이는 지난 25일 이복현 금감원장이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지난해 가을경 임종룡 회장, 조병규 행장이 손 전 회장의 대규모 부당대출에 대해 보고 받은 정황을 확인했다”며“법상 할 수 있는 권한에서 최대한 가동해서 검사와 제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 원장은 “지금 보이는 것만으로 대상이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법상 보고를 제때 안 한 것에 대해선 명확하게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책임자 처벌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임종룡 회장의 이번 사과는 지난 12일에 이어 두 번째다, 금감원장의 강력한 비판에 이어 검찰 압수수색 등 당국이 전방위로 압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임 회장은 “어제 우리은행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었고 현재 진행 중인 금감원 조사와 함께 수사기관의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며 “금감원과 검찰의 조사에 대해 숨김없이 모든 협조를 다 해 이번 사안이 명백하게 파악되도록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향후 예방책 마련도 주문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내부통제제도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검토와 대안을 수립하고 올바른 기업문화 정립을 위한 심층적인 대책 강구에도 주력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성난 임직원 달래기에도 나섰다. 임 회장은 “이번 사건으로 실망감이 컸을 직원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경영진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