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두번째 암살 시도, 바이든·해리스의 레토릭 때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전날 발생했던 두 번째 암살 시도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자신의 대선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책임을 거론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그(암살 시도범)는 바이든과 해리스의 레토릭(트럼프에 대한 표현)을 믿었다"며 "그리고 그는 그 믿음에 따라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의 레토릭이 내가 총에 맞도록 만들고 있다"며 "나는 이 나라를 구할 사람이고, 그들(바이든과 해리스)은 이 나라를 파괴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언사가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로 연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가상화폐 관련 온라인 대담에서도 암살 시도와 관련된 질문에 "많은 레토릭이 있다"며 민주당원들이 자신과 관련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거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반응은 7월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직후의 대응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라는 평가다.

처음 암살시도를 겪기 전 "트럼프를 과녁 중앙에 놓아야 할 때(공세를 트럼프에 집중해야할 때)"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공화당의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는 바이든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였던 바이든 대통령과 지지율 격차를 벌리고 있었던 반면, 현재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한 해리스 부통령과 초박빙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대응 방식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경호한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대해서는 "환상적으로 일을 했다"며 치하했다.

그는 전날 골프를 치던 중 갑자기 총소리인 듯한 소리가 4∼5차례 들리자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자신을 붙들고 카트를 통해 함께 이동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 퍼팅을 성공시켰으면 좋았을 텐데, 우리는 거기서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요원이 (용의자의) 총구만 보고 그것을 향해 사격했는데, 우리가 들은 총소리는 바로 그 소리였다"며 "상대(용의자)는 한 발도 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