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 삼성물산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김신·최치훈·이영호 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 관계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상우)에 배당됐다.
최초 제기된 소송가액(원고소가)은 5억1000만원이지만, 향후 소송 과정을 진행하면서 전문가 감정 등을 통해 피해 금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하면서 청구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
손해배상 소송의 소멸시효는 피해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10년이다. 삼성물산 합병 주주총회를 기준으로 이번 사건의 소멸시효는 2025년 7월이다. 국민연금은 소멸시효 1년을 앞두고 소를 제기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2015년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한 대주주였다. 두 회사는 2015년 5월 26일 제일모직 주식 1주를 삼성물산 주식 약 3주와 맞바꾸는 합병을 결의했고, 2개월 뒤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가결돼 같은 해 9월 1일 합병했다.
그러나 이후 특검 수사에서 삼성 일가에 유리하도록 의도적으로 제일모직 가치는 높게, 삼성물산 가치는 낮게 합병비율(1:0.35)이 책정됐으며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손해를 볼 게 뻔한데도 정권의 외압으로 합병에 찬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회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부당 합병·회계 부정 등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1심은 기소 3년 5개월만인 지난 2월 이 회장의 19개 혐의에 대해 전부 무죄 판결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항소심 선고는 내년 1월 27일로 예정돼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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