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연합뉴스
11월 5일 미국 대선을 3주 앞두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에 처했다고 미국 인터넷 전문 매체 악시오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이 재선 가도에서 도중하차하게 된 데 상처를 입어 여전히 감정이 남아있고, 해리스 후보 측은 바이든 대통령 측의 대선 유세 공조가 충분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악시오스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10명을 인용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의 대선 캠프는 백악관의 고위급 참모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이나 메시지를 해리스 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표적인 예로 바이든은 지난 11일 해리스 후보가 미시간에서 유세를 벌이기로 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 고용 상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즉석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로 인해 언론의 관심이 분산돼 이날 해리스 후보의 행사는 다른 경우보다 언론에 덜 노출됐다.

또 최근 해리스 후보가 허리케인 ‘밀턴’ ‘헐린’ 등의 피해가 집중된 플로리다주의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주지사와 설전을 벌일 때도 바이든 대통령은 디샌티스 주지사를 “협조적이고 자비롭다”고 칭찬하는 등 엇박자를 냈다. 당시 해리스 후보는 디샌티스 주지사 측에 “돕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거절당해 관계가 악화됐다.

해리스 후보의 가까운 한 동료는 대통령 팀에 대해 “그들은 감정에 너무 얽매여 있다”고 말했고, 해리스 캠페인의 한 관계자는 “백악관에는 캠페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장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도 서운하긴 마찬가지다. 그의 대다수 참모는 여전히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를 아쉬워하고 있다. 직원들 사이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바뀐 후 바이든 캠프에서 해리스 캠프로 자리를 옮긴 몇몇 보좌진은 바이든 측 참모로부터 ‘배신자’ 낙인이 찍힌 것 같다고 느끼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뉴스는 최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보도돼 해리스 캠프의 위기감을 더 높이고 있다.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 정체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NBC방송이 지난 4~8일 실시한 전국 지지율 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모두 48%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49%, 트럼프 후보가 44%로 5%포인트 앞섰다. 한 달 만에 이 격차가 사라진 것이다.

같은 기간 ABC방송과 여론조사 회사 입소스의 전국 지지율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50%로 트럼프 후보(48%)를 2%포인트 앞섰다. 역시 9월 중순 5%포인트 격차에서 좁혀졌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