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토요일은 밥이 좋아 프로그램 캡쳐
사진=토요일은 밥이 좋아 프로그램 캡쳐
서울시교육청이 ‘먹방’ 촬영을 이유로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의혹을 받는 현주엽 휘문고 농구부 감독에 대해 ‘감봉’ 징계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휘문고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청은 근무지를 18회 무단으로 이탈한 현 감독에 대해 휘문고 측에 경징계인 감봉 처분을 요구했다.

휘문고 재단 휘문의숙에는 농구부 파행 운영 등 사유로 휘문고 교장 정직, 교감과 교사, 행정실장에 대해서는 견책, 교감 직무대리는 경고 조치 처분을 요구했다. 휘문고는 사립학교라 인사권과 징계 권한이 재단에 있어 교육청이 직접 징계할 수 없다.

이번 감사에서 현 감독이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고 18회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해 방송을 촬영한 사실이 확인됐다. ‘토요일은 밥이 좋아’ 한 개 프로그램 출연만으로도 주 2일 이상 6회(6주간)를 촬영했다.

앞서 휘문고의 한 학부모는 올해 초 현 감독이 ‘먹방’ 촬영 등 방송활동을 이유로 감독 일을 소홀히 하고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교육청에 탄원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교육청은 지난 4월 초부터 휘문고에 대한 특별 장학을 실시한 후 정식 감사에 착수해 이번 사안을 조사해 왔다.

감사 결과 현 감독은 동계 전지훈련 기간과 제61회 춘계 남녀 농구대회, 병가 기간에도 방송에 출연했다. 지난해 2월 휘문고에서 연습경기 도중 학생이 다쳤을 때도 자리를 비웠다. 유튜브 방송에도 35회 출연한 사실은 확인했으나 무단이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 감독이 돈을 주고 감독에 채용됐다는 의혹 역시 감사 처분에서 제외됐다. 교육청은 현 감독이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인 이름으로 두 차례 총 2000만 원을 기부한 사실은 맞지만, 감독 채용의 대가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현 감독이 자녀를 휘문중 농구부에 넣기 위해 코치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애초 감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감사에서는 현 감독 채용 과정에서 전임 코치에게 인건비를 부당하게 교비회계에서 지급하는 농구부 파행 운영도 적발됐다.

그러나 휘문의숙은 교육청의 징계 처분 요구를 이행하지 않고 지난 9월30일 감사 결과를 취소해 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