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분석 기업 WSGN은 ‘꾸미기’ 열풍이 2026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1년간 유명인의 영향으로 초개인화 흐름이 급부상했으며, 이에 따라 꾸미기 열풍도 꾸준히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액세서리를 위한 액세서리’가 유행하는 현상을 ‘혼돈의 커스터마이징’이라는 용어로 정의하기도 했다.
WSGN의 인사이트 전략가 마르티나 로카는 “Z세대가 개성 표현을 중시하는 집단”이라고 했다. 또 이들이 맞춤형 제품을 좋아하는 것은 향후 이들이 제품 기획뿐만 아니라 디자인 과정에까지 직접 참여할 미래를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명품 전문 매체 징데일리는 꾸미기 유행의 배경으로 사회적 배경을 꼽았다.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성인이 된 Z세대가 ‘꾸미기’와 같은 놀이로 일상의 작은 기쁨을 누린다는 분석이다.
미국 패션 매체 패셔니스타는 제인 버킨 같은 유명인의 영향도 크다고 전했다. 영국의 유명 가수 겸 배우인 제인 버킨은 자신의 이름을 딴 에르메스 버킨백을 체인이나 스카프와 같은 액세서리로 꾸미곤 했다. 해당 스타일이 틱톡에서 큰 화제가 됐고, 그녀의 가방 스타일 재현을 시도하려는 Z세대가 늘면서 본격적인 꾸미기 트렌드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제인 버키니파잉(Birkinifying)’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말 그대로 제인 버킨처럼 소지한 가방을 장난스럽고 재밌게 꾸미는 것을 뜻한다. 가방을 꾸미는 방식은 다양하다. 체인부터 인형, 열쇠고리, 배지, 리본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가방 손잡이나 지퍼, 줄 원하는 곳에 부착하면 된다. 이미 틱톡 내 버키니파잉 가방 관련 게시글만 수천 개에 달한다.
관련 검색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틱톡에서 #BagCharm(백참) 해시태그는 올해에만 317% 늘어났으며, 액세서리 관련 검색량은 25% 증가했다.
국내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꾸미기 인기가 식지 않고 관련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패션 플랫폼 W컨셉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키링 매출은 전년 대비 405% 증가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147% 늘어났다.
최근 장식 스티커와 헤드폰 장식을 선보인 액세서리 브랜드 수잔 알렉산드라의 디자이너 수잔 콘은 패셔니스타에 “단순한 헤드폰조차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특별한 아이템으로 바꿀 수 있다”며 커스터마이징은 획일적인 세상 속에서 자기표현을 가능하게 돕는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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