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상황 또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그 예측에 과도한 중요성을 부여하기보다는 경제 펀더멘털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경제 상황 판단과 예측을 위해서는 파급력이 큰 지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데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주택시장지표이다.
주택시장 지표 중 가장 빠른 선행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주택건축허가와 신규주택착공 건수이며 이 두 지표는 매우 유사한 추이를 보여왔다. [표1]은 지난 30년간 주택착공 건수의 변화를 보여주며 흐릿한 상자는 큰 주가하락기를 나타낸다.
경제 전체에 대한 파급력이 큰 만큼 이 지표는 심각한 경제 침체 및 주가 급락에 선행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2000년 초부터 시작된 IT 거품 붕괴 시기에 주택착공 건수는 주가 고점 대비 15개월 선행하였고 2007년 11월부터의 금융위기 주가하락 시기에는 주가에 21개월 선행하여 하락하였다.
현재 착공 건수는 2022년 봄부터 다시 하락하기 시작하여 그동안 주가변동은 있었으나 큰 위기 없이 고점 대비 30개월째 하락 중이다. 적어도 이 지표 추이는 향후 주가 및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라 할 수 있다.
[표2]의 영역그래프는 지난 30년간의 주택가격 추이를, 선그래프는 전년 동월 대비 가격상승률을 보여주며 주택가격은 2012년 초부터 대체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고는 있으나 2024년 2월 전년 동월 대비 6.6% 상승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여 올해 8월에는 4.2% 상승 중이다. 주택가격 상승률이 최근 둔화하고는 있으나 가격지표가 향후 경제 전망에 특별한 시사점을 가진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다.
[표3]은 지난 30년간의 주택시장 심리지표이다. 영역그래프는 미국 주택건설협회(NAHB)에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향후 6개월 주택시장 전망이며, 선그래프는 미시간 소비자조사 중 주택구입여건지수이다.
주택시장 전망은 2022년 말을 저점으로 상승하여 최신 수치인 올해 10월 현재 30년 장기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소비자들이 평가한 구택구입여건지수는 1965년 조사 개시 이후 최저치에 다다랐다. 최근 몇 년간의 주택담보대출금리 급등과 지속적인 주택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은 구입여건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주택시장에 있어 후행지표라 할 수 있는 가격지표는 나쁘지 않으나 선행지표 및 심리지표는 부정적으로, 향후 경제둔화에 대한 경계감이 필요한 시기로 보인다.
오대정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고문(C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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