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껄끄러운 피드백, 어떻게 해야 할까요[김한솔의 경영전략]
리더가 바라는 조직은 어떤 모습일까. 원하는 일을 알아서 척척 해내는 구성원들로 이뤄진 조
직? 멤버들이 힘을 합쳐서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물까지 만들어 성과 달성을 하는 팀?

사실 대부분의 리더가 이렇게 ‘큰 꿈’을 갖고 있진 않다. 주어진 업무를 핑계 대거나 불평하기보다 ‘한번 해보자’는 마인드로 임하는 멤버들, 본인이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구성원들에게 아주 고마움을 느끼며 함께 일하려고 한다.

문제는 이것도 쉽지 않은 직원들이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본인의 문제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구성원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는 리더를 자주 만나게 된다. 리더 입장에서 관리하기 ‘까다로운 구성원’들,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결국엔 피드백이 답리더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가장 쉽게 떠오르는 방법은 ‘다그치는 것’이다. “이 일을 그 정도 했으면 이런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솔직하게 속에 있는 말을 해 버리는 것.

그런데 이 방법에 ‘요즘’ 리더들은 고개를 젓는다. 그런 말 잘못했다가 오히려 리더가 더 큰 ‘화’를 입는다며 함부로 지적할 수 없다는 이유다.

그래서 어떤 리더들은 정반대의 선택지를 고른다. 안타깝지만 ‘포기’다. 사람 고쳐 쓰는 것 아니라며, 안 되는 사람은 어떻게 해도 안 된다며 나랑 마음 맞춰 일할 사람들 중심으로 성과를 만들려 애쓴다.

리더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쓴다는 측면에선 이해할 수 있는 선택지다. 다만 ‘무임승차’하는 누군가 때문에 일이 점점 많아지는 다른 구성원들의 부담을 생각하면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다.
그래서 필요한 선택지가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노력이다. 구성원의 업무 상황에 직면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을 구체적으로 짚고 바꿔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결국 리더의 ‘피드백’이 답인 셈이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하면 많은 리더가 허탈하게 되묻는다. “내가 그런 피드백도 안 해보고 ‘안 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는 하소연이다. 인정한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피드백이 정말 괜찮았던 것인지는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

말해야 하는 리더도,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구성원도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피드백 상황으로 들어가 보자.

우선 리더 입장은 답답하다. 왜 자꾸 문제를 일으키는지, 하지 않아야 할 실수를 하는지 등등. 그리고 급하다.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서 성과를 내길 바란다.

그래서 이런저런 방식의 조언을 한다. 그렇다면 구성원의 입장은 어떨까? 너무 불편하다. 쉽게 말해 ‘일 못한다’는 지적을 듣는 시간인 셈인데 그걸 기꺼이 열린 마음으로 듣고 있을 구성원은 없다.

그래서 피하고 싶다. 결국 리더의 조언(듣는 입장에선 잔소리일 뿐인 말)을 듣고 영혼 없는 답변만 하게 된다. 그래야 그 시간이 끝날 테니까.

피드백 면담 시간이 의미 있으려면 리더의 말이 바뀌어야 한다. 가장 필요한 건 ‘시간’이다. 답답한 마음은 잠시만 내려놓고 궁금함을 가져보자.

리더 입장에서 생각하기엔 복잡하지 않은 일인데 왜 자꾸 빠트리게 되는지,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물어보는 것이 시작이다. 리더는 모르는 구성원만의 속사정이 있을 수 있다. 지금 맡은 일에 외부적인 이슈가 생겨서 해결하는 게 힘들 수도 있고, 함께 일하는 구성원과 갈등이 있어서 업무 처리가 제대로 안 되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최근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시기였을 수도 있다. 이유는 많다. 다만 그것을 리더에게 알리지 않았을 뿐. 그래서 물어야 한다. “일하면서 본인을 힘들게 하는 게 무엇인가요”라고. 그리고 듣자. 그래서 리더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간 고민을 하는 리더도 있다. 이렇게 물어도 직원들이 말을 안 하는 경우다. 그럴 수 있다. 이때는 리더가 질문을 달리해야 한다.

학창 시절에 풀기 어려웠던 주관식이 아닌 ‘찍기’가 가능했던 객관식으로 묻는 것이다. 구성원이 처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어려움을 짐작해서 질문해 보자. “혹시 내가 모르는 외부적인 상황이 있나요”, “같이 일하는 구성원들이랑 관계에서 문제가 있는 건가요”, “말하기 껄끄러운 개인적인 이슈가 있나요”와 같은 식이다.

이렇게 물으면 구성원은 최소한 ‘네’ 또는 ‘아니오’라는 답은 한다. 이렇게 조금씩 구성원의 ‘말문’을 틔우는 게 필요하다.
좋은 질문은 관심에서 시작된다이런 질문을 하려면 리더가 구성원의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관리자인 리더의 입장이 아닌, 일하는 구성원의 상황, 입장이 되어 봐야만 객관식 보기를 만들 수 있다. 결국 리더가 얼마나 시간을 들이느냐의 문제다.

이렇게 조금이나마 구성원이 말을 시작했다면 이제 중요한 건 리더의 ‘반응’이다. 적극적 경청, 공감 다 필요하다. 이것만큼이나 더 중요한 건 리더의 몸이다. 말이 아닌 몸으로도 반응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자세’다. 팔짱을 끼거나 등을 기대고 소위 ‘사장님 의자’에 앉은 것 같은 자세는 피하자. ‘난 들을 테니 당신은 설명해 봐’라는 식의 ‘권위’를 느끼기 때문이다.

상대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 좋다. 자세를 바로잡고 이야기 들을 준비를 마쳤다면 두 번째 필요한 반응은 ‘끄덕임’이다.

얘기를 듣다 보면 반박하고 싶은 내용도 있을 수 있고 지루한 변명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은 듣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자. 작은 끄덕임 하나에도 말하는 사람은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기억하자, 지금 상황은 ‘혼나고 있는 구성원’이 용기 내서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임을.

마지막 반응으로 ‘눈 맞춤’을 기억하자. 말하는 사람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사인을 주는 가장 쉬운 방법이 눈 맞춤이다. 이 덕분에 말하는 사람의 표정을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듣는 시도를 충분히 한 뒤에는 리더가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온다. 하고 싶었던 요청, 개선이 필요한 행동을 제안할 시점이 됐다는 뜻이다.

이 말을 지금까지 기다려야 하는 이유는 지금에서야 리더의 말이 구성원의 머리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직원의 머릿속엔 ‘내가 왜 힘든지’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을 리더가 질문을 통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객관식 질문’을 통해 물어서 본인의 이유를 내뱉어야만 다른 사람의 말이 들어갈 ‘틈’이 생기지 않을까. 리더가 적극적으로 몸으로 반응해 주는 걸 봤으니 ‘나도 들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그래서 타이밍이 중요하다.

직설적 피드백은 효율적이다. 빠르고 명확하니까. 하지만 과연 그게 효과적일까. ‘피드백해도 안 먹힌다’는 하소연을 하기 전에 나의 피드백 모습을 되짚어 보면 좋겠다. 말하기 전에 묻고 충분히 들으며 기다리는 모습, 효율이 떨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효과성은 높아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김한솔 HSG휴먼솔루션그룹 조직갈등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