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은퇴·내집마련 꿈꾸는 젊은이들, 부동산으로 눈 돌려
임장 프로그램 판매 매진, 일부 인기 지역 추가 개설 요청도
11월 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9월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40대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 세대의 매입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22년 전체의 28.18%이던 20대~30대 매입 비율이 2023년 30.9%로 증가했다. 2024년 1분기에는 35.2%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장 매입이 어려워도 부동산 공부에 집중하는 ‘2030 청년 임장족’도 등장했다. 이들은 실제 매수 의도나 주택담보대출 등의 자금 능력 없이 단순히 부동산에 대한 경험을 쌓고 공부를 하려는 목적이 크다.
한 국내 포털사이트 쇼핑몰에는 부동산 전문가의 강의와 임장 실습으로 구성된 ‘원데이 임장 클래스’ 상품이 등장했는데, 강남·서초·송파 등 서울 내 인기 지역 임장 프로그램은 일찌감치 매진되어 추가 개설 요청까지 접수됐다.
실제 임장 클래스에 참여한 직장인 A씨(29세)는 “주말에 집에 있는 것보다 임장을 다니며 거주하고 싶은 지역의 분위기나 환경을 살펴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며, “예산도 직접 짜보고 실제 구매가 가능한 집도 둘러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이처럼 젊은 세대가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보다 내 집 마련을 통한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적 자립과 조기 은퇴를 추구하는 파이어족(조기 자립 은퇴족)이 되기 위해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부동산을 택한 것이다.
직장인 B씨(37세)는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2022년 말 발생한 빌라왕 사태(빌라 전세 사기 사태)와 같은 사건으로부터 자산을 보호하는 방법은 물론,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제, 정책 등을 이해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넓어졌다”고 밝혔다.
프롭테크 업계도 이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부동산, 청약 등 기본적인 정보 탐색과 실제 매물 파악과 거래까지 가능하도록 부동산 정책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이들에게 유용한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집지켜’는 LH, GH, IH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임대 아파트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인 ‘임대청약지도’를 제공한다. 공고 상태, 전월세 유형, 보증금, 크기, 구조 등 조건에 맞는 매물을 맞춤형으로 검색할 수 있어 독립을 꿈꾸는 사회 초년생들의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외에도 세입자들의 보증금 안전도를 진단하는 임대차 권리 분석 서비스, 로톡과의 제휴를 통해 임대차 계약서 검토, 보증금 반환 등 법률 상담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호갱노노’도 기존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시세 정보 제공 서비스에 더해 전월세 매물 정보를 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간단한 인증을 거치면 아파트 단지 별로 실제 거주자의 후기까지 볼 수 있어, 직접 아파트 단지를 방문하지 않는 온라인 임장도 가능하다. 사용자가 직접 집을 내놓을 수 있는 직거래 기능까지 선보인다.
집지켜 서비스를 제공하는 김한성 플다 대표는 “2030 세대의 부동산 시장 유입으로 최신 기술과 정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으로 꾸준한 관심을 갖고 분석해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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