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호무역과 금리·환율 정책, 우리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 끼쳐
지속적 주택공급 위해 실수요자 주택매수 돕는 대출정책 펴야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25년 1월 20일 다시 백악관으로 입성한다. 트럼프의 대선공약을 보면 관세 인상 등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부동산시장에도 제한적이지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집권으로 인해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첫째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 관련 공약이다. 둘째 금리변동, 셋째 달러의 변동성 등이다. 만약 보호무역 관련 공약이 현실화한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으로 인한 국가 경제의 어려움이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소비가 줄고 소득도 줄어 전반적인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부동산 관련 구매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재선 소식 직후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율 상승과 대출금리 변동으로 인해 우리 가계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면 주택 구매력이 약화될 수 있고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저금리 기조를 끌고 간다면 우리나라의 금리도 낮아질 여지가 있어 국내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달러의 변동성 문제는 강달러가 지속되면 수입시장 위축 등으로 내수경제가 어려워지고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생기면서 우리 경제에 위협으로 돌아올 수 있다. 환율 변동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이 커지면 공사비 증가가 우려되고 중동 정책의 긴장 고조는 중동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 건설사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 및 유조선 등 조선산업 의존도가 높아지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되면 전후복구 사업 참여가 예상돼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건설업계에선 트럼프의 재선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예전에는 국내 경기가 위축되거나 시장이 불안해지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오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 시장도 양극화하고 변동성이 커졌다. 수요자들이 다시 부동산 투자에 나설지는 두고 봐야 한다. 특히 트럼프의 강력한 관세 부과 정책과 달러 강세는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면서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안전자산 선호도를 약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럴수록 정부는 3기 신도시와 추가로 공급을 약속한 서리풀 지역 등의 미니신도시를 차질 없이 추진해서 주택공급이 부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인허가 물량이 반토막 나고, 인허가 물량이 줄어드니 착공 물량도 예전과 비교해 반토막 났다. 그 결과 2026년 이후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 주요 지역에는 입주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무리 대출을 규제해도 부동산시장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고 유동성 자금이 풍부해지면 가격은 무조건 오른다. 그래서 정부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도 꾸준히 주택을 공급해야 하며 민간기업도 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

가계부채가 많다고 무주택, 생애최초주택 구입자까지 대출을 막거나 축소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오히려 금리를 정상화시키고 상환능력만큼 대출을 열어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가격이 하락하는 시장에서 무주택자들이 주택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해야지 가격이 오르고 있거나 오른 후 주택구입 자금을 지원해서 내 집 마련을 도와주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다. 앞으로 위기 극복을 잘하는 나라, 어려울수록 저력이 있는 나라, 부동산시장도 안정된 나라가 되기를 희망하며 정부도 민간도 트럼프 집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 일류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