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4개 업체 합산 매출 증가율, 러시아에 이어 두번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11월 20일 글로벌 해양방산 초격차 기술력의 핵심 거점인 경기 시흥시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의 시연을 보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11월 20일 글로벌 해양방산 초격차 기술력의 핵심 거점인 경기 시흥시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의 시연을 보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무기 수요 급증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 주요 방산기업들이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최근 발표한 '2023년 세계 100대 방산기업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한화그룹(24위), 한국항공우주산업(KAI·56위), LIG넥스원(76위), 현대로템(87위)이 100위 안에 들었다. 지난해에는 현대로템을 제외한 3개 회사만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주요 방산기업 4곳의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110억 달러(약 15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한국 주요 방산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은 현재 전쟁 중인 러시아(40%)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4곳의 합산 매출은 100대 기업에 포함된 일본 기업 5곳의 합산 매출(100억 달러)도 추월했다.

전체 100대 기업 중 한국 방산기업들의 매출 점유율은 1.7%로, 독일과 함께 세계 8위권 수준이다.

특히 한화그룹은 한국 3대 조선소 중 하나인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호주, 폴란드, 영국과 육상 기반 시스템에 대한 수출 계약 체결 등으로 매출이 53% 급증했다. 이에 따라 순위도 42위(2022년)에서 24위로 껑충 뛰었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의 무기 매출이 급증한 것은 역내 위협 확대에 따른 군비증강의 큰 그림을 반영한다"며 "한국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유럽 내 수요를 비롯해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긴장 등 국제 정세가 요동치면서 지난해 세계 방산 시장의 몸집도 커졌다. 세계 100대 방산기업의 무기 및 군사 서비스 총 매출이 전년 대비 4.2% 증가한 6320억 달러로 나타났다.

세계 100대 방산기업 중 미국 기업은 총 41개로, 매출 점유율은 약 50%였다. 다만 세계 최대 방산기업인 1위 록히드마틴과 2위 RTX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6%,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