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 론칭 25주년 앞두고 리브랜딩
한국적인 요소 적용…K-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
리브랜딩의 핵심, ‘실용성’과 ‘심미성’
고객의 삶 편리하고 윤택해질 수 있는 데 초점

2000년 시작돼 올해 24년을 맞은 ‘자주(JAJU)’의 이미지다. 한마디로 그동안의 자주는 ‘무색무취’였다. 특별하지 않고 새로울 것도 없었다.
이런 자주가 변신에 나섰다. 기존에 고집해 온 무채색은 버리고 색과 디자인을 입혀 ‘한국을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그 지향점이다. ‘구경하러 들어가고 싶은 곳, 딱히 사고 싶은 게 없지만 방문하고 싶은 곳, 선물하기 좋은 브랜드’. 자주가 꿈꾸는 미래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쇼핑과 TV홈쇼핑 등이 새로운 유통 채널로 주목받으면서 오프라인 업체들은 차별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고 저렴한 가격에 품질은 좋은 PB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할인점이 직접 제품 기획과 생산에 참여해 유통 구조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당시 자연주의(생활용품, 현재 자주), 이플러스(식음료), 이베이직(패션) 등 3종류의 PB를 내놨다.
그중에서도 ‘자연주의’는 특별했다. 이플러스와 이베이직은 브랜드명만 만들었지만 자연주의는 이마트 내에 별도로 매장을 만들었다. 또 고객에게는 환경에 초점을 맞춰 천연소재를 사용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자연주의의 성장이 더뎠기 때문이다. 자연주의와 함께 시작된 이베이직이 출시 2년 만에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지만 자연주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넘어갈 때 매출이 1000억원대에 그쳤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름부터 바꿨다. ‘자연주의’를 ‘자주’로 줄이고 카테고리도 패션부터 홈데코, 뷰티, 건강 등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했다.
다만 큰 변화는 없었다. 이마트의 생활용품 브랜드일 뿐이었다. 자주가 젊은층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인 것은 2020년대 ‘잠옷’이 유행하면서다. 당시 네이버에서 파자마 특집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는데 네이버 쇼핑라이브 패션 부문 사상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자주의 앞길은 순탄해 보이지 않았다. 매출은 지난해 3000억원까지 늘었지만 다이소(3조4600억원), 이케아(6000억원), 모던하우스(4000억원)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점유율이 낮다.

리브랜딩의 핵심은 ‘실용성’과 ‘심미성’이다. 지금까지의 자주가 고객의 삶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제공했다면 새로운 자주는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생활에 맞춰 고객의 삶이 편리하고 윤택해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나선다. 동시에 예뻐야 한다.

의류에서는 디자인이 가장 크게 달라진다. 무채색 위주의 평범함은 사라진다. 노란색, 주황색, 보라색, 분홍색, 주황색 등 이전에는 사용하지 않은 색을 쓴다. 기존 자주의 핵심 패턴이던 체크 무늬와 줄무늬는 그대로 유지해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제품 크기에 따라 패턴의 굵기와 너비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자주의 코어 제품인 ‘조끼’를 중심으로 여러 제품을 레이어드(여러 제품을 겹쳐입는 행위)해도 이상하지 않도록 통일성을 부여했다.
생활용품에서는 제품이 다 바뀌었다. 조리 도구와 식기는 밀키트와 배달음식이 생활화된 국내 식문화에 맞게 새로 개발했다. 또 디자인은 최대한 덜어내고 한국적인 색채인 ‘흰색’을 주로 사용했다. 도자기 느낌의 밥공기, 주병 등을 내놓고 나무 수저는 질감을 최대한 살렸다.

유지하는 것은 단 하나, 가격이다. 자주는 이번 리브랜딩에서 제품을 다양화하고 원료와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주방용품과 침구는 1만원대 미만 제품들도 많다. 잠옷의 가격 상한선은 5만원대다.
포장서비스도 새로 도입한다. 한국적인 디자인을 살리기 위해 삼베, 도자기, 나무 등의 질감을 살렸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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