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터뷰
자주,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 계획

 김경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본부장)가 자주 리브랜딩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범세 기자)
김경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본부장)가 자주 리브랜딩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범세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가 2025년 브랜드 론칭 25주년을 앞두고 리브랜딩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내가 써보니 좋아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하는 브랜드가 되려고 한다.

올해 3월부터 자주 리브랜딩을 주도한 김경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본부장)는 자주를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짧은 기간 유행하는 브랜드는 많지만 몇 세대에 걸쳐 유지될 수 있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 김 본부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주가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올라설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제품은 자주에서 탄생해야 한다. 성능에 충실하면서도 아름다운 제품을 만드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트렌드를 좇는 것은 자주의 역할이 아니라고 했다. 한국인의 하루에 자주가 녹아들고 눈이 닿는 모든 공간을 자주로 완성해도 질리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트렌드에 예민한 나라에서 디자인을 계속 바꿔내는 것은 다른 브랜드에서 할 일”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싫증 나지 않는 브랜드’다”라고 설명했다.

세대를 걸쳐 이어지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고객을 설득할 필요가 없어야 한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그냥 갖고 싶어야 한다”며 “필요해서 사는 게 아니라 가지고 싶어서 사야 한다. 그리고 잘 사용했기 때문에 다시 방문하도록 하는 게 ‘리빙 디자인 브랜드’다. 자주를 그런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자주 리브랜딩 컨셉. (사진=서범세 기자)
자주 리브랜딩 컨셉. (사진=서범세 기자)
김 본부장은 가장 중요한 일이 ‘관찰’이라고 했다. 한국 사람들의 불편한 부분을 파악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위해서는 한국 사람들의 생활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리브랜딩에서 생활용품의 사이즈를 다양화하고 디자인은 같지만 길이가 다른 옷을 내는 것도 관찰의 결과다. 김 본부장은 “우리는 한 제품에서 단일 제품이 아닌 여러 개를 만든다”며 “그리고 그 제품을 장기적으로 파는 것이지 회전문처럼 계속 바꿔나가는 건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주만의 ‘한 끝 차이’가 중요하다. 의류와 달리 주걱, 국자 등 주방용품은 평생 몇 개 안 사는 제품도 많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제품에 투자를 해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생활 필수품이면서도 원단, 원료, 디자인 등에서 차별화를 주고 다른 브랜드에서 하지 않는 시도를 이어가야 한국을 대표할 수 있다는 게 김 본부장이 가진 브랜드 철학이다.

또 2%만 비틀어 생각하면 새로운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는 일상의 모든 것을 만든다”며 “해외 브랜드를 보면 패브릭의 가능성을 보고 리빙에서 의류까지 영역을 넓히는 곳이 많다. 우리가 소화하지 못하는 영역은 없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자주를 쓰게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김 본부장은 “자취생부터 주부까지 모두가 자주로 집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