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부문 올해의 CEO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세계 최고 기술력으로 K뷰티 알려
오래 전부터 글로벌 시장 준비해와

고객사 신뢰 바탕으로 ODM 방식 고수
연구개발과 생산 지원 주력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앞장
신성장동력 모색 위한 M&A 적극

[커버스토리: 2024 올해의 CEO]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사진=한국콜마)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사진=한국콜마)
올해 글로벌 화장품 산업의 주인공은 ‘중소 K뷰티’였다. 아마존에서 제일 잘 팔린 선크림도, 틱톡에서 유행한 클렌징 제품도 모두 한국에서 만들어졌다. K뷰티가 세계를 휩쓴 배경에는 세계 최고의 화장품 기술력을 가진 한국콜마와 윤상현 부회장의 역할이 있었다.

세계 최대 규모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이 한국콜마를 직접 찾아온 것도 인디 브랜드를 중심의 K뷰티 성장을 뒷받침하는 한국콜마를 눈여겨본 결과다. 한국콜마는 지난 6월 아마존 글로벌셀링과 손잡고 ‘아마존 K뷰티 콘퍼런스 셀러데이’를 함께 열었다. 아마존이 ‘화장품’이라는 분야를 특정해 행사를 연 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오래전부터 글로벌 시장을 준비해온 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의 전략이 2024년 마침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콜마는 2016년 콜마 USA(구 PTP), 콜마 캐나다(구 CSR)를 인수하며 글로벌 확장의 토대를 선제적으로 마련했다. 2022년에는 ‘콜마’ 브랜드 상표권을 100% 인수하며 브랜드의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고, 미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상표권 제한 없이 사업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에는 미국 뉴저지에 ‘북미기술영업센터’를 개관하며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콜마 기술·생산력은 성과의 뿌리다. 한국콜마는 1990년 설립 이래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지 않고 고객사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제조사개발생산(ODM) 방식을 고수해왔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경영 철학 아래 고객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과 생산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콜마가 화장품 업계의 TSMC라고 불리는 이유다.
그래픽=송영 디자이너
그래픽=송영 디자이너
윤 부회장은 뷰티에 그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2018년 CJ그룹 제약 계열사인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1조3100억원에 인수한 게 대표적인 성과다. 윤 부회장은 콜마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해 직접 M&A를 주도했다. 이후 CJ헬스케어의 사명을 HK이노엔으로 바꾸고 2021년 8월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했다.

윤 부회장은 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제약·바이오와 같은 성장성이 있는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판단했다. 실제 HK이노엔이 개발한 국내 30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은 출시 3년 만에 누적 처방 실적 3000억원을 달성하며 HK이노엔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2022년에는 화장품 패키징 전문기업 연우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의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연우는 1994년 설립된 화장품 종합포장재 전문기업으로 국내 화장품 용기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윤 부회장은 내년에도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미국 1공장과 현재 건립 중인 제2공장 등 북미법인 생산시설의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북미 시장 영업망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아마존 등 글로벌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K뷰티 제품이 인기가 있는 만큼 미국 시장 진출을 원하는 한국 인디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시장 접근성과 물류 효율성을 강조한 ODM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