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MZ 촉발 ‘대퇴직’ 시대 돌아올 수도
2025년, MZ세대의 직장 이탈이 새로운 대퇴직(Great Resignation) 현상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낮은 급여와 직장 내 불만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글로벌 채용 조사 업체 플랫폼 체커(Checkr)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지난 10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미국 근로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Z세대의 51% 밀레니얼 세대의 47%가 내년 급여 인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새로운 직장을 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베이비붐 세대에서는 같은 응답이 단 20%에 불과했다.

MZ세대는 직장 내 행복감에서도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Z세대의 25%, 밀레니얼 세대의 42%만이 직장에서 행복하다고 답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5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전체 응답자의 46%만이 올해 공정한 보상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중 Z세대(43%)는 다른 세대들보다 급여가 낮다고 느끼는 경향이 강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68%는 내년에 새로운 직장을 선택할 때 급여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제테시 대학 마틴 캠퍼스의 금융지식 교수 알렉스 빈은 뉴스위크에 “경력 초기에 있는 Z세대는 생활비 부담이 크다”며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느낄 경우 높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과 높은 지출은 수입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중하며, 이들의 직장 이탈 가능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PwC도 가까운 미래에 대퇴직이 한 번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50개국 56,000명 이상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8%가 향후 12개월 내 직장을 바꿀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2년 ‘대퇴직’ 당시(19%)보다 증가한 수치다.

또 이력서 사이트 ResumeTemplate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정규직 근로자의 56%가 2025년에 새 직장을 원한다고 답했다. 그중 27%는 이미 구직 활동을 시작했으며, 3명 중 1명은 새 직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내년에 현재 직장을 그만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0월 한 달 동안 330만 명의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사직했다.

HR 컨설턴트 브라이언 드리스콜은 뉴스위크에 “MZ세대가 급여 인상을 받지 못하면 곧바로 그만두겠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층이 충성심이나 불안정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직장에 오래 머무는 베이비붐 세대와는 다르다고 설명하며, “충성심이 결국 보상될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났다”고 덧붙였다.

금융 전문가이자 michaelryanmoney의 설립자인 마이클 라이언은 “베이비붐 세대가 직장 안정을 상호적 헌신으로 여겼지만, 젊은 세대는 고용을 거래적 관계로 생각한다”며 “성과, 혁신, 공정한 보상이 충성심의 새로운 통화가 됐다”고 분석했다.

페이스케일의 연구 및 통찰 책임자 에이미 스튜어트는 ‘과로, 인력 부족, 낮은 급여 등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이 자발적 사직의 주요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2025년에도 더 나은 혜택과 유연한 근무 환경, 더 나은 급여를 제공하는 직장으로 이직하려는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2021년 4,740만 명이 자발적으로 사직하며 ‘대퇴직’이라는 용어가 탄생했다. 2022년에는 매달 약 450만 명의 근로자가 직장을 떠나는 등 대퇴직이 절정에 달했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1년 국내 이직자는 1,105만 7,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10년 전 대비 약 두 배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한 근로 환경 변화와 MZ세대의 가치관 재편이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