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내년 상반기 엔비디아 휴머노이드 시장 진출 보도
'젯슨 토르' 출시 예정
파이낸셜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내년 상반기 중 휴머노이드 로봇용 소형 컴퓨터의 최신 버전 ‘젯슨 토르’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가 직접 로봇 제조업체와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AI 로봇 훈련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부터 AI 로봇에 들어가는 반도체까지 ‘풀 스택’ 솔루션을 공급해 다가오는 로봇 혁명 시대에도 선도적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려 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로봇 부문 부사장 디푸 탤러는 “(챗GPT 출시 이후 AI 산업이 급성장한 것과 같이) 피지컬 AI와 로봇 부문에서 ‘챗GPT 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시장이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피지컬 AI는 AI가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한다. AI 칩 제조업계의 경쟁 격화도 엔비디아가 로봇 산업으로 눈을 돌리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AMD·브로드컴 등이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떠올랐고,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빅테크 고객사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고 자체 칩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피지컬 AI 부문 투자에 나선 엔비디아는 지난 2월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 ‘피겨 AI’ 투자에 참여했다. 지난 3월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한 AI 플랫폼 ‘그루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월 "AI 혁신은 디지털에서 피지컬로 확산할 것"이라며 로봇과 AI를 조합한 기술 혁신의 진전도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5년간은 인간형 로봇 진화가 큰 진척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 애니메이션 아톰, 건담 등을 언급하면서 "로보틱스 영역에서 일본보다 우수한 나라는 없다"며 가와사키중공업 등 일본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는 내용도 설명했다.
테슬라,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은 앞다퉈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나서거나 투자하면서 관련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BCC는 현재 780억달러(약 115조원) 규모인 세계 로봇 산업 규모가 2029년 말에는 1650억달러(약 243조원)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는 올해 7월 800명에 가까운 신규 채용 공고를 냈는데, 일자리 대부분이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를 포함한 AI와 로봇공학 관련 직무였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지난달 로봇 스타트업 ‘피지컬 인텔리전스’에 나란히 투자한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이 업체는 인간 수준 또는 그 이상의 AI인 범용인공지능(AGI)을 로봇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로봇에 탑재할 대규모 AI 모델과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또 다른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등이 일제히 투자한 바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 역시 로봇 시장을 다음 성장동력으로 바라보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은 최근 "며칠 전 세계 최고 갑부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앞으로 힘써야 할 분야는 자동차가 아닌 다기능 로봇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웨이 회장은 '세계 최고 갑부'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화권 매체들은 웨이 회장이 머스크와 만나 대화했다고 전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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