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시즌1 공개 당시 원·달러 환율은 1182원으로 456억원의 가치는 약 3857만 달러에 달했지만, 시즌2 환율은 1465원으로 약 3112만 달러로 급락했다. 원화 가치가 약 745만 달러(110억원) 감소한 것이다. 환율에 울고 웃는 사람들 환율의 파도가 한국 사회 곳곳을 휘감고 있다. 환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날 그날의 환율 변동은 해외와 연결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지갑을 흔들며 희비를 갈리게 만든다.
여행객과 달리 달러로 급여를 받는 사람들에게 환율 상승은 그야말로 ‘잭팟’이다. 해외 주재원, IT 프리랜서, 달러 기반으로 수익을 올리는 유튜버와 디지털 크리에이터들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원격으로 일하는 IT 개발자 김현수(35) 씨는 “달러 급여를 받는데 환율이 1500원 가까이 되니까 예전보다 월급이 20%는 더 오른 기분”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튜버들도 환율상승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일상을 올리는 브이로그 유튜버는 “유튜브 광고 수익이 달러로 들어오는데 환율이 오르면서 같은 금액도 환전하면 훨씬 커진다”고 말했다. 환율상승으로 추가 수익이 발생한 것이다.
해외 주식 투자자들도 뜻밖의 이익을 얻고 있다. 특히 2021년과 2022년 사이 달러 강세를 기점으로 해외 주식에 투자한 이들은 주가 상승이 없어도 환율 효과만으로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오르는 경험을 하고 있다. 서학개미 김민재(34) 씨는 “달러 기준으로는 180달러 손해를 봤지만 환율이 1500원 가까이 오르면서 원화 기준으로는 36만원 이득을 봤다”고 말했다.
반면 환율상승이 마냥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가가 하락해 손실을 본 투자자들도 환율 효과로 인해 뜻하지 않게 양도세를 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준재(38) 씨는 해외 주식 투자로 116달러 손실을 보고 있었지만 환율상승 덕분에 원화 기준으로는 62만원 수익이 난 상황이었다. 그러나 양도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도했더니 거래 수수료와 세금까지 더해져 실제 손실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상승이 오히려 손실을 키울 줄 몰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 투자 시 환율 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손익을 계산하면 뜻하지 않은 세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매도 시 한화 기준 손익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해외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매달 지출비용이 증가했다. 올초부터 다달이 월 22달러의 챗GPT 유료서비스를 구독하는 민희(34) 씨는 지난 2월에는 2만9994원을, 12월에는 3만2274원을 냈다. 월 구독료 부담이 2000원 넘게 증가한 셈이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비용에 울상을 짓고 있는 건 유학생, 해외여행객, 그리고 가족에게 송금해야 하는 이민자들이다. 미국 유학 중인 대학생 이수현(23) 씨는 “환율이 오르면서 학비와 생활비가 너무 많이 올라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푸껫에 있는 가족에게 매달 송금하는 정빈(42) 씨는 “환율상승으로 매달 송금액이 크게 늘어나 생활비 부담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환율 때문에 해외여행을 포기하거나 축소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 박지훈(40) 씨는 “3월 초에 미국 여행을 계획했는데 환율이 계속 올라 현재 예산이 초과됐다”며 “예약 취소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이 가져오는 명암에 따라 개인 차원에서도 환율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며 환율 방어를 위해 분할 환전이나 환율 안정 시기를 활용하는 전략을 권장하고 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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