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조한 미국 고용과 소비,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튼튼하다 [오대정의 경제지표 읽기]
미국 주식시장이 2024년 연간 23% 올라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20%대 수익률을 기록하였다. 미국 증권사들 가운데 2025년 주식시장 하락을 예상하는 곳은 없으며 대체로 S&P500이 연말 6500~6600에(2024년 말 5881) 도달하여 약 11% 정도의 수익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무색하게 지난 12월 미국 주식시장은 –2.5% 하락 마감하였다. 12월은 역사적으로 양(+)의 수익을 얻을 확률이 가장 높은 달이며 그간 수익률 측면에서도 평균 1.5%라는 비교적 높은 성과를 보여왔음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결과이다.

12월 성과 부진의 이유로는 연말 차익실현 욕구와 함께 국채금리의 상승을 들 수 있다. 2024년 들어 미국 주식시장은 10년 국채금리가 4% 후반에 도달하면 변동성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12월 들어 금리가 고점인 4.7%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다.

국채금리 상승이 12월 주가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그 기저에는 물가는 상승하면서 고용 및 성장은 둔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표1]은 2019년 초 이후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실업률 추이이다. 두 지표는 대체로 반대로 움직이는 역(-)관계를 보여왔는데 최근 소비자물가는 2024년 9월을 저점으로 2개월 연속 상승하였고 그동안 하락하던 실업률은 11월 들어 상승으로 돌아서 정(+)관계를 보였다.

당장은 물가나 고용이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향후 고용부진이 계속되는 동시에 물가가 올라 정책금리 인하가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최근 금융시장의 가격에 많이 반영되고 있는 듯하다.

미국 경기와 기업이익 전망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 동향이 매우 중요한데 소비지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시간당 실질임금 상승률(명목임금 상승률-소비자물가상승률)이다.

[표2]는 2008년 초 이래 시간당 명목임금 및 실질임금 상승률이다. 명목임금 상승률은 2022년 3월 5.9%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여왔으나 실질임금은 소비자물가상승률 하락에 따라 최근 1%대의 안정적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안정적 실질임금 상승의 영향으로 미국 소비 역시 추세적으로 매우 견조하다. [표3]은 2008년 초 이래 명목 소매판매와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이며 2024년 들어 견조한 회복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시장에는 예상하기 어려운 여러 변수가 있지만 실질임금과 소비지출이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에 기업이익이 흔들리는 상황은 생각하기 어렵다.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 부근(현재 2.7%)에 이르기 전에 물가가 경제에 어려움을 준 경우는 드물었다. 따라서 임금과 소비가 꺾이기 전에는 주식시장에 부정적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오대정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고문(C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