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산업통상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지난 8일(현지 시간)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MOU)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MOU에 가서명한 뒤 두 달 말에 정식 서명이 이뤄진 것이다.
이날 MOU는 한국의 산업부·외교부와 미국의 에너지부·국무부 간 체결됐으며,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 임석 하에 서명됐다.
양국은 MOU 체결 뒤 배포한 공동 보도자료에서 "한미 양국은 70년 넘게 민간 원자력 분야에서 협력해 왔으며, 이런 협력의 초석은 최고 수준의 원자력 안전, 안보, 안전조치 및 비확산 기준에 따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양국의 상호 헌신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이번 MOU는 양국의 오랜 파트너십에 기반하고 있다"며 "민간 원자력 기술에 대한 양국의 수출통제 관리를 강화하는 가운데 제3국의 민간 원자력 발전 확대를 위한 양국 간 협력의 틀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원자력 분야의 새로운 기술 등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협력 경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부가 민간의 '팀 코러스'(KORUS·KOR-US) 차원 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치적 여건을 일단 조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 확정을 위해 넘어야하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지재권 분쟁도 해소될 전망이다. 한미 양국 원전 수출 협력 MOU에 이어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합의안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10일 두 회사가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원전 수출에 웨스팅하우스가 이의 제기를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한수원이 유럽 시장에 진출할 때는 웨스팅하우스와 조율하고, 중동 등의 시장에선 한국이 '한국형 원전'으로 진출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본계약 체결을 앞둔 체코 두코바니 지역 신규 원전 2기 건설사업(5·6호기) 수주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편, 2023년 한국 원전 산업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원전 산업 매출은 32조 1000억원으로 2021년(21조 6000억원) 대비 1.5배 가까이 뛰었다.
원전 관련 민간 기업의 투자도 2021년 1438억원에서 2023년 4880억원으로 3.4배 늘었다. 매출과 투자 모두 199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역대 최대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본격화와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 사업 수주 등에 힘입어 2024년 국내 원전 산업 매출도 더욱 성장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