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입사업자 대출 1124조원...역대 최대
고금리, 소비 부진 이어지며 어려움
3개 이상 금융기관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도 급증

 작년 3분기 말 현재 336만9000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모두 1123조8000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사업자 대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다.  사진=임대철 기자
작년 3분기 말 현재 336만9000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모두 1123조8000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사업자 대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다. 사진=임대철 기자
고금리와 소비 부진으로 인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대출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최근 1년 사이 40% 넘게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의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현재 336만9000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모두 1123조8000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사업자 대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다.

같은 통계의 시계열 상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11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특히 연체(3개월 이상 연체 기준)가 발생한 상환 위험 차주(대출자)도 모두 14만6000명에 달했다. 2023년 3분기(10만3000명)와 비교해 1년 동안 41.8%나 급증했다.

이들 위험 차주가 보유한 대출액도 같은 기간 21조6000억원에서 29조7000억원으로 37.5% 늘었다.

약 30조원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의 대출 상환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 대출이나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도 빠르게 불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전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는 172만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6만9000명) 가운데 절반 이상(51.1%)을 차지했다.

이들의 대출잔액(689조6000억원)도 전체 자영업자 대출잔액(1천123조8000억원)의 61.4%에 해당한다.

다중채무자 가운데 연체 차주는 9만7000명, 이들이 보유한 전체 대출은 23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보다 각 29.3%, 29.8% 늘었다.
새해에도 정치 불안까지 겹쳐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계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나이스평가정보는 국내 수위의 신용평가기관으로,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한 대다수의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동의 아래 이 업체에 대출자의 금융정보를 제공한다.
반대로 기업·개인의 대출·연체 이력 등을 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나이스평가정보의 통계에 실제 대출 현황이 대부분 반영된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