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은 “1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반영한 WSJ 달러 지수는 7주 동안 하락하여 지난 11월 5일 대선 이후의 상승분을 반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달러 지수는 미 대선 당일 약 103.2에서 시작해 최고 110.115까지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여 지난 11일, 대선일 이전 수준인 103.195로 내려앉았다.
대선 승리 직후, 경제 성장률 상승에 대한 전망과 소폭의 관세 인상으로 주식과 달러가 상승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예고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공화당 정권 전통에 맞춰 감세 및 기업 규제 완화에 집중할 것이라는 게 경제계 안팎의 기대였다.
그러나 관세가 협상 수단에 불과할 것이란 기대를 뒤엎고 우방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관세전쟁이 격화하면서 연방정부 구조조정이 과격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감세 및 규제 완화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투자자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최근의 달러화 약세 흐름이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정책 기조와 일치하는 탓이다.
그동안 국제금융 시스템은 미국이 동맹국에 안보 지원을 해주고, 그와 맞물려 해외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사주면서 달러화가 강세 지위를 유지하는 식으로 유지됐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전환으로 이런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에 대한 국방비 지출을 줄이겠다고 압박하면서 동시에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달러화 약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다만, 달러화 약세 정책이 트럼프 행정부가 의도한 대로 전개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WSJ은 미국 금리가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만큼 외국인 투자가 지속될 것이며, 달러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노던 트러스트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 투자 책임자 케이티 닉슨은 “최근 몇 주 동안의 변화가 시장의 흐름을 뒤바꿀 수도 있다”며, 트럼프의 행보가 달러 가치에 불확실성을 더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처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공약이 가져올 연방 재정적자로 인해 미 국채 수익률이 높게 유지되고 이는 달러화 강세 압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수아 인턴기자 joshu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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