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관리 기업 워크휴먼(Workhuman)의 세계일자리지수(Global human workplace index)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근로자의 36%가 가짜노동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관리자 집단에서는 48%가 가짜노동을 ‘일반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가짜노동이 특히 Z세대 직원들 사이에서 두드러진다고 보도했다. 틱톡에서는 ‘사무실에서 바쁘게 보이는 꿀팁’ 관련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유튜브에서는 ‘윈도우 업데이트 화면’ 영상이 조회수 150만회를 넘기기도 했다.
콘텐츠 속 가짜노동의 사례로는 불필요하게 컴퓨터 타이핑 소리를 과도하게 내는 행위, 노트북 들고 사무실을 배회하는 모습, 컴퓨터 화면을 진지하게 응시하는 자세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에게 일을 맡기고 사적인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도 존재했던 가짜노동이 Z세대에서 두드러지는 이유를 ‘세대 특성’에서 찾고 있다. 마인드세타 설립자 조디 핀들리는 “밀레니얼 세대가 상사의 인정을 위해 가짜노동을 선택했다면, Z세대는 팬데믹을 거치며 5일제 근무의 효율성 자체를 의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패션 매거진 하퍼스 바자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원격 생활을 원인으로 보았다. Z세대는 원격 교육을 받으며 비대면 활동을 통한 성취경험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성과와 비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Z세대의 근무 방식에 대한 인식 변화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미국 PR회사 보스파의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의 61%가 사무실보다 집에서 더 생산적이라고 인식했다. 또 Z세대의 8%만이 완전 대면근무를 원했고 44% 혼합형 근무(재택근무와 대면 근무의 병행)을 선호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협업툴 기업 토스랩 조사 결과, 국내 95%의 MZ세대 직장인의 95%가 혼합형 근무를 선호했으며, 이 방식이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회초년 인력 분석가 올리버 시드웰은 “펜데믹 이후 많은 회사들이 다시 사무실 근무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Z세대가 익숙한 유연한 업무 방식과 기존 기업문화 간의 충돌이 가짜노동이라는 현상으로 표출됐다”고 진단했다.
포브스는 가짜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근무 시간 자체보다 성과 측정에 집중하고, 기업차원에서 개인의 업무량이나 유연성을 조절하는 제도적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조수아 인턴기자 joshu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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