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를 하는데 교정을 해야 한다고? [김현종의 백세 건치]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되어 치아가 하나 빠져 임플란트 상담을 하러 갔는데 갑자기 교정 치료를 함께 해야 한다고 해서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교정이라고 하면 흔히들 치아가 삐뚤삐뚤한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이 하는 치료라고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중장년층에서도 교정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이 보이고 있다. 특히 치아가 상실되었고 잇몸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나이가 들어 뒤늦게 교정을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정 치료의 목적은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얼굴의 심미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기능적으로 음식을 잘 씹기 위해서이며, 셋째는 치아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특히 중장년층에서의 교정은 치아가 서로 강한 씹는 힘을 견딜 수 있도록 배열하는 기능적인 목적이 크며, 치아끼리 공간이 없어 치석이 잘 끼고 음식물 제거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여 치아 건강을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다. 물론 교정을 진행하면서 얼굴 안모가 이상적인 모양으로 바뀌고 안면 근육과 치아 배열이 가지런해지기 때문에 심미적인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임플란트 치료를 상담하러 갔을 때 교정 치료를 권유받는 이유는 치아가 빠지고 나서 임플란트나 보철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치아는 빠진 후부터 바로 이동하기 시작하므로 발치 후에는 곧바로 임플란트나 브리지 같은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면 임시 의치를 사용해서라도 치아가 움직이는 것을 막아야 한다. 심한 경우에는 한 달 사이에 치아가 이동해 치아 사이 공간이 넓어지고 음식물이 더 잘 끼게 된다.

이처럼 빠진 치아 공간으로 앞이나 뒤 치아가 쓰러지면 공간이 좁아지거나 심지어 아예 없어지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물론 좁아진 공간에 임플란트를 식립하고 작은 치아로 보철할 수도 있지만 이는 정상적인 위치에 임플란트를 심는 것보다 공간 확보가 어려워 씹는 힘을 잘 견디지 못하게 되고, 결국 임플란트의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경우 교정 치료를 진행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전체 교정보다는 부분적으로 교정 장치를 부착해 치아를 원래 위치로 이동시키는 ‘부분 교정’이 흔히 사용된다.
예를 들어 가장 먼저 나는 어금니인 첫 번째 큰 어금니를 상실했다면 위쪽 두 번째 큰 어금니가 아래로 쓰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앞쪽 치아들을 서로 묶어 ‘벽’을 만든 다음, 그 벽을 기준으로 치아를 밀어내는 원리로 치아를 움직인다. 또는 치아 가장 뒤쪽에 작은 나사를 끼우고 고무줄을 걸어 치아를 세우기도 한다.

중장년층이 임플란트 치료 중 교정 치료를 병행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비정상적인 치아 이동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위의 앞니는 앞으로 벌어지고 아래 앞니는 점점 좁아지며 치아끼리 겹쳐지거나 치아 하나가 앞으로 튀어나오는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처럼 치아가 서로 벌어지거나 모이는 경우 어느 한 부분만 교정해선 장기적인 안정성을 얻기 어렵다. 전체 치아를 이동시켜 전체 배열을 가지런하게 만들고 단단한 구조를 만들어야 기능성과 심미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으며, 씹는 힘도 고르게 분산되어 치아의 수명 연장에도 도움이 된다.

이때 위 앞니가 벌어졌다면 교정을 통해 이를 모아주고 아래 앞니는 반대로 벌려서 치아끼리 겹치지 않게 한다. 하지만 갑자기 강한 힘을 가하게 되면 잇몸 염증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천천히 잇몸뼈와 치아가 견딜 수 있는 정도의 힘으로 세심하게 치료 계획을 세워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교정 치료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강 관리다. 단순한 스케일링뿐만 아니라 교정 전·중·후에 걸쳐 전문가의 잇몸 관리를 철저히 받아야 한다.

틀어진 치아는 음식물 찌꺼기와 치태, 그리고 세균 덩어리인 치석이 잘 끼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된다. 이러한 점에서 틀어진 치아를 바로잡는 교정 치료는 단지 심미적인 목적뿐 아니라 치아의 수명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는 데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