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김광철 씨 “부모 생각 강요 보다 자녀 선택 존중해야”

[하이틴잡앤조이 1618=정유진 기자] 포항전자여고에 재학 중인 딸을 둔 김광철 씨는 “중학교 1~2학년 때만 해도 공부를 곧잘 하던 딸아이가 사춘기를 겪고 난 후 성적이 조금씩 떨어졌지만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일반고에 입학해 대학에 갈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다른 길(특성화고)을 선택하겠다는 딸의 말에 반대하기 보다는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고 그 선택에 대해 존중해 줬다”고 회상했다. 자녀의 진로에 대해 김 씨는 “부모의 일방적인 의견보다는 자녀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공부에 대해 함께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본인을 소개해 주세요.

포항전자여고 2학년 김채은의 아버지 김광철입니다. 현재 Posco o&m에서 근무 하고 있습니다.

처음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를 어떻게 알게 됐나요.

딸이 먼저 특성화고에 대해 알아보고 진학하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특성화고는 대학 진학이 목표가 아닌 취업 위주의 교육을 하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당연히 우리 아이는 일반고에 진학해 대학에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특성화고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해 우려도 있었습니다. 취업이 목표라는 특성화고의 취지는 좋았지만 아무래도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이 가는 학교라 생각해 이미지는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현재는 자제분이 다니고 있는데요. 지금은 어떤 생각이 드나요.

처음에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본인의 의지나 생각에 따라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고 자신의 경험을 살려(산업디자인학과) 취업을 목표로 진로를 선택할 수 있어서 자신이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채은 양이 산업디자인학과(이하 산디과)에 입학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포항시 주변의 학교를 찾아보던 중 포항전자여고의 산디과(산업디자인학과)가 본인 적성에 맞는 것 같아서 입학하게 됐습니다.

특성화고 입학에 반대는 없으셨나요.

본인이 선택했기 때문에 반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대회에 나가 상도 많이 받은 경험이 있어서 아이 적성이나 특기 살리기에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딸아이는 초·중학교 때 각종 미술 대회에 나가 으뜸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습니다. 중학교 1~2학년 때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1,2등을 유지하던 아이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아예 진로를 바꿨기 때문에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려고 했습니다.

‘공부에 흥미가 없는 학생들이 많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계셨는데 딸아이의 학업 성적에 우려하지 않았나요.

사실 지금까지도 대학에 진학하려면 일반고에 진학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가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학업성적은 일반고에 비해 조금 쉽게 출제되다 보니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어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노는 학생들이 많이 있어 학업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 딸아이가 다니는 모습을 보니 여느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다 똑같은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님께서 바라본 특성화고 이미지는 어떤가요.

특성화고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아이들의 적성에 맞게 잘 갖춰진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분야든 전문성을 갖추고자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특성화고에서도 마찬가지로 배우고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성화고 자랑을 해 주신다면요.

자신이 정한 진로나 목표가 있다면 기초부터 전문적인 내용까지 내실 있게 배울 수 있는 학교입니다.

포항전자여고의 장·단점이나 부족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포항전자여고는 학생들의 적성을 살리고 취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내 디자인 공모전이 많이 열립니다. 지역 기능대회 참가 등 기능부에 대한 지원도 많습니다. 특히 이 학교에는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 ▲그래픽 디자이너 ▲편집 디자이너 등 다양한 학과가 있는데요. 좀 더 전문성을 갖춘 수업진행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성화고라는 학교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학생과 상담을 통해 진로에 대한 고민과 목표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른 학부모께 특성화고를 추천하고 싶다면, 그 이유가 있나요.

학과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기초부터 배울 수 있고 전문적으로 배우는 수업시간이 많기 때문에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성장해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요즘 꼭 대학이 필수가 아니라고 일부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사회에 일찍 진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학교들을 검색해 보시고 아이의 적성에 맞는 과를 잘 선택했으면 합니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에 특성화고는 어떤 학교라고 생각하나요.

본인이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다양한 생각을 표현하고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힘들어 하지만 재미있어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다보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에 대한 주변 인식은 어떻다고 생각하나요.

공부를 하지 않는 학교라는 정형화된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일반고에 진학하지 못한 아이들이 가는 곳이라는 인식과 차선책으로 학교를 선택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정말 목표가 있어서 특성화고를 선택하고 본인이 세운 계획대로 공부해서 원하는 일을 한다는 인식보다는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게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 특성화고 교육에 대한 아버지의 생각은 어떤가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산업현장에서 직업인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산·학연계가 이뤄져야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취업을 하니까 학생들의 구체적인 목표 설정이 쉽고 직장 견학 및 업무를 직접 알아보는 프로그램(개발) 등을 통해서 의욕을 고무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랜서로 일하고 싶다면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섭외해 창업에 필요한 자금·절차·사례 등 전반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학교에서 가르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면 좋겠습니다.

아버님의 자녀 교육 철학은 무엇인가요.

본인이 진로를 선택하고 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아버지에게 특성화고란.

자녀와 진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통로입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대회나 과제 수행 등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며 공감해주고 고민을 덜어주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자제분을 둔 학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자녀의 생각을 존중해 주기, 기다려 주기 등입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의 생각을 듣고 간섭하는 게 아니라 칭찬해 주며 격려해 주세요.

jinjin@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