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선일e비즈니스고 이건희·조하늘 양 “경험 토대로 샤워기헤드 실리콘 케이스 만들었죠”



[하이틴잡앤조이 1618=박인혁 기자] 선일e비즈니스고 마케팅경영과 3학년 이건희 양과 조하늘 양은 2018년 7월 IP마이스터 프로그램(특성화고·마이스터고 대상 직무발명 역량을 갖춘 예비기술전문가 양성 사업)에 참가했다.


두 학생은 욕실에서 샤워기를 떨어뜨려 샤워기 헤드를 깨뜨렸던 일상의 불편한 경험에서 발명을 시작했다. 마침내 외부로부터 충격을 막아주는 실리콘 샤워기 케이스를 발명한 이 양과 조 양은 생애 첫 발명품으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간단히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이건희 선일e비즈니스고 마케팅경영과 3학년 이건희입니다. 평소에 발명에 관심이 많았는데 작년에 IP마이스터 프로그램을 알게 돼 참여했습니다.

조하늘 선일e비즈니스고 마케팅경영학과 3학년 조하늘입니다.


IP 마이스터 프로그램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하늘 2018년 IP마이스터 프로그램에 전국에서 많은 팀이 참가했는데 대부분 공업고등학교 학생이었고 상업고 학생은 저희밖에 없었어요. 위축되기도 했지만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노력하다 보니 수상까지 하게 돼 기쁩니다.

건희 처음에는 저희가 수상할 거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 발명을 하다가 막히는 부분도 많았죠. 그래도 하늘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모으다 보니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만든 발명품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건희 샤워기를 실수로 떨어뜨리면 헤드 부분이 충격을 받아 깨지잖아요. 샤워기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케이스를 만들었습니다.

하늘 충격에 약한 ‘샤워기 헤드를 실리콘으로 보호하면 어떨까’하는 초기 발상에서 발명이 시작됐죠. 이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덧붙여서 진화된 시제품을 만들었어요.


초기 아이디어와 완성된 시제품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하늘 케이스에 두피 마사지를 위한 돌기도 추가했어요.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샤워기를 거치대에 걸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해서 흡착면을 이용해서 어디든 벽에 붙일 수 있도록 만들었죠.

건희 디자인적으로도 아이들이 즐겁게 샤워할 수 있는 요소를 만들었습니다. 이를테면 두피 마사지용 돌기를 꾸며서 사자 이빨처럼 표현하는 식이죠.


샤워기 케이스에 대한 발명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건희 머릿속으로 구상했을 때는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만들어보면 쉽지 않았어요. 특히 화장실마다 타일 종류와 재질이 달라서 모든 타일에 붙일 수 있도록 흡착면을 만드는 일이 어려웠죠.

하늘 처음에는 고무 패드로 만들었더니 울퉁불퉁한 벽에 잘 붙지 않았어요.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서 흡착 부분을 크게 갤 패드로 두르고 안쪽에 실리콘 패드를 넣었죠. 그랬더니 대리석 같은 평평한 타일뿐 아니라 석재 타일이나 자기 타일 같은 울퉁불퉁한 벽에도 잘 붙더군요.


발명품을 실제로 생산하고 판매할 계획이 있나요.

하늘 저희가 직접 공장을 찾아서 생산과 관련한 상담을 했죠. 현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금형 틀을 만든 단계까지 왔습니다.

건희 제품이 나오면 저희 학교 협동조합인 ‘올바른 고딩들의 경제생활’과 함께 직접 업체들을 찾아가서 상품을 판매할 예정입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1618] 선일e비즈니스고 이건희·조하늘 양 “경험 토대로 샤워기헤드 실리콘 케이스 만들었죠”



샤워기 케이스 외에 다른 발명품도 생각해본 적 있나요.

건희 처음에 대회를 위해 준비했던 아이디어가 하나 더 있었어요. 빗 안에 에센스가 들어있어서 빗으면서 자연스럽게 머리에 도포가 되는 제품이었죠. 손에 묻지 않고 헤어 에센스를 바를 수 있는 제품이었는데 변리사께서 실현 불가능하고 특허 내기가 모호하다고 하셔서 포기했죠.

하늘 구체적으로 빗에서 에센스가 나오려면 압력이 필요한데 구현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었어요. 매우 아쉬웠지만 과감히 포기하고 샤워기 케이스에 집중했죠.


대회에 참가하기 전에도 발명에 관심이 많았나요.

건희 생활 속에서 불편함을 느끼면 해결 방법을 생각해보곤 해요. 자연스럽게 발명에 대한 관심도 커졌죠.

하늘 학교에 창의아이디어 동아리가 있는데 저희 둘 다 지원했다가 떨어졌어요. 그래도 더 큰 기회인 IP마이스터 프로그램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돼서 기쁩니다.


발명하면서 현재 전공이나 앞으로의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나요.

하늘 저희 전공인 마케팅경영학과에서는 경영관과 마케팅을 배웁니다. 발명을 통해 사업화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CEO적 마인드를 지니게 되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건희 마케팅을 배우다 보면 신제품 개발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는데 ‘직접 신제품을 개발한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IP 마이스터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건희 발명을 하기 위해서는 시제품 제작이나 지적재산권 등록을 위해 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IP마이스터 프로그램을 통해 변리사와 무료로 상담을 할 수 있고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교육도 받을 수 있죠. 결국 지적재산권 등록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발명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하늘 저희는 처음에 아이디어를 구상한 상태에서 대회에 참가했지만 IP마이스터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단계부터 상품을 구체화하고 3D도면을 만드는 방법까지 모든 것을 알려줍니다. 발명에 대해 전혀 모르는 친구들도 누구나 가볍게 도전할 수 있는 대회라고 생각해요.


발명 전공이 아님에도 발명왕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하늘 발명은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어렵지 않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건희 예전에는 발명을 전문적인 사람들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아이디어만 있다면 굳이 관련 전공이 아니어도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절대로 발명을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hyuk@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