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 박희은 대학생 기자] 캠퍼스 내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학생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상담센터다. 혹시 내 고민을 누가 알진 않을까, 상담을 받으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상담을 받아야할 학생들도 꺼려지는 곳이다. 백은경 명지대 학생상담센터 연구원은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남들의 시선이나 인식에서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상담을 받고 누군가한테 도움을 받는 걸 자신의 약함에 대한 인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언제든 들어와도 돼” 대학 학생상담센터에서 직접 상담받아봤습니다

명지대학교 심리상담센터 입구.


학생상담센터, 병리적인 관점에만 초점 맞추지 말길

2019년 오혜영 이화여대 학생상담센터 특임교수가 발표한 ‘대학생의 심리적 위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 2600명 중 74.5%가 불안증상에 대한 위험군 또는 잠재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대학은 이런 학생들을 위해 오래전부터 학교 내 학생상담센터를 운영해왔다.

백은경 연구원은 대학 심리상담센터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재학생이라고 말했다. 학생상담센터는 교비로 운영되고 있고 재학생들의 심리상담과 진로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집중한다. 그만큼 심리상담센터를 병리적인 문제에만 초점을 맞춰 보면 안 된다. 백 연구원은 “심리상담센터는 이제까지 겪어온 사소한 불편함이 어디서 비롯된 건지를 찾아준다”면서 “주변의 평가 때문에 자신이 이상하거나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면 객관적으로 들여다 봐야한다”고 기관의 중요성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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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학교 학생상담센터 게시판.


학생 개인에 맞춘 체계적인 진단과 상담사 배정

직접 체험해본 학교 상담 심리센터는 어땠을까. 명지대학교 학생상담센터는 신청서 작성 후 내담자의 고민에 맞춰 접수 면접을 한다. 그 후 도움을 줄 수 있는 상담사를 배정한다. 상담은 총 12회에서 15회로 진행된다. 이때 내담자의 호소나 문제에 맞춰 합의가 이뤄진다. 그 전에라도 언제든지 그만 둘 수 있고, 만약 정해진 회기가 끝나도 다른 목표로 진행하고 싶으면 회기를 연장할 수 있다. 단, 인력이나 공간 문제 때문에 연장을 권하지 않는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다른 재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기자는 총 3회차의 상담을 진행했다. 처음엔 진로와 대인관계 문제로 찾았으나 결국 내 고민을 집중해서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음을 느꼈다. 백 연구원은 “상담사에게 온전히 공감 받고 경청 받는 경험”은 대학 생활에서 꼭 해야 할 과업 중 하나다. 명지대 상담센터에 대해 백은경 연구원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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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학교 심리상담센터 내부.

방문자수가 가장 많은 때는 언제인가

"보통은 3월이 가장 많다. 학기 시작하고 학생들이 걱정거리가 많다. 4학년은 주로 학기말이나 연말에 많이 방문한다. 주로 진로 문제가 많다."

방문하는 학생들은 주로 몇 학년이 많나

"2017년과 2018년으로 보면 보통 고학년으로 갈수록 많아진다. 1학년 때는 상담센터가 있는지도 모르다가 3,4 학년 때 상담센터의 홍보와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찾아온다. 아무래도 진로나 학업 문제가 가장 많고 그만큼 고학년이 자주 찾는다."

최근 상담센터를 찾는 학생들이 늘었다고 느끼나

"처음 왔을 때보다 학생 수가 양적으로도 늘었다. 위기 상황이나 자살, 자해 혹은 심리적으로 어려움이 큰 학생들의 숫자도 늘었다. 예전과 달리 환경적으로 스트레스 받을 상황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기본적인 욕구를 채우기 급급했지만 요즘은 사회적 욕구가 많이 요구되고 있지 않나. 그렇다보니, 상담센터는 전문 인력이나 공간에서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전문가 인력배치나 공간 확보를 위해 센터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이용 빈도에 대한 인지를 많이 하고 있다. 학생상담센터에서는 전문가 인력배치, 공간 확보를 위해 매년 예산을 투자해 주고 있다. 프로그램 운영비와 상담에 대한 전문적인 배치도 많이 배려를 받고 있다."

대학생들이 많이 겪는 심리질환이나 스트레스는 어떤 것들이 있나

"대표적으로 우울감이나, 불안, 스트레스다. 분노조절이나 강박은 대부분의 상담센터에서도 흔한 증상일 것 같다. 명지대 상담센터에서는 주로 대인관계, 진로, 가족 관계 순으로 많다."

심리 상담을 받기를 망설이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생상담센터의 여러 가지 프로그램은 교비로 운영된다. 학생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다. 몰라서 이용 못 하는 학생들이 안타깝다. 졸업을 하거나 사회에 나가면 심리 검사만 해도 비용이 든다. 여기에 오면 심리 검사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대학생활 중 해야 할 과업 중 하나가 ‘자기 이해’다. 자기를 돌아보고 삶의 가치관을 발견하는 건 아주 중요한 과제다. 혼자서 자신을 이해하기엔 한계가 있다. 심리 검사를 통해 나와 타인의 차이점을 비교하고 객관적으로 본인을 돌아봐야 한다."

명지대 상담심리센터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은 상담소를 운영 중이다. 국민대학교와, 고려대학은 생활 밀착형 주제로 다양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강대학교는 가장 큰 생활상담연구소로 개인상담과 해석상담을 무료로 진행한다. 이화여대는 마음치유학교를 통해 학생들끼리 자치활동을 한다. 홍익대학교는 메일을 통해서도 상담을 한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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