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딸에게 자신이 가르치는 강의를 수강하라고 한 뒤 최고 성적을 부여한 연세대 교수가 교육부 감사에 적발됐다.

교수들이 사전에 모의해 서류전형에서 점수가 낮았던 동료 교수 자녀에게 구술평가 기회를 부당하게 부여하고 최종 합격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딸 A+ 주고 동료 딸 부정입학 돕고…연세대 교수 비리 적발

14일 교육부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연세대 교수 1명의 2017년 2학기 회계 관련 강의를 담당하면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던 딸에게 수강을 권유하고, 딸에게 A+ 학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딸과 함께 사는 자택에서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정답지를 작성하면서 성적 산출 자료도 따로 보관하지 않는 등 감사를 피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교수의 딸은 연세대 대학원 입학전형 서류심사에서 정량평가에서 9위를 기록했지만 평가위원 교수 6명이 주임교수와 사전 협의해 5위로 끌어올려 구술시험 기회를 부여했다.

이후 평가위원 교수들은 동료 교수 딸에게 구술시험 점수 100점 만점을 주고 서류 심사를 1, 2위로 통과한 지원자 2명의 구술시험 점수를 47점, 63점으로 낮게 평가해, 결국 동료 교수 딸이 대학원 신입생으로 최종 합격했다.

교육부는 자녀에게 학점을 부당하게 준 교수와 대학원 신입생 부당 선발에 관여한 교수들을 업무 방해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해임, 파면, 정직 등에 해당하는 중징계 처분을 내리라고 밝혔다.

회계 비리도 대거 적발됐다. 주요 보직을 맡은 교수들이 별도의 증빙 없이 총 10억5180만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했고, 연세대 부속병원 소속 교수 등은 유흥주점, 단란주점에서 45차례에 걸쳐 1669만원, 골프장에서 2억563만원을 법인카드로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세대는 이번 종합감사에서 총 86건을 지적받아 26명이 중징계를 받게 됐다. 사립학교법 위반,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 등으로 8건이 고발됐고,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4건이 수사 의뢰되는 등 다른 대학 종합감사 때보다 많은 사항이 적발됐다.

연세대 관계자는 “교육부의 중징계 명령에 대해서는 경고나 주의 조치를 마쳤고, 인사위원회 절차를 거쳐 9월 9일까지 교육부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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