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한수연 대학생 기자] 요즘 특정 아이템이 유행하면, 같은 아이템의 상점이 한 집 건너 한 집에 우후죽순 생겨난다. 대만 카스테라, 인형뽑기, 흑당 버블티 그리고 마라탕이 그랬다.


빨리 불타오른 유행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금방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 올 하반기 대학가에는 사진 관련 부스나 스튜디오가 성행하고 있다. 이런 ‘단발성 유행’은 왜 생기는 걸까.


대학가 ‘유행 아이템 상점’ 현황은?

‘대만 카스테라’ ‘치즈 등갈비’를 기억하시나요?… ‘단발성 유행’, 이대로 괜찮을까

2019년에 유행했던 흑당 버블티. 사진=한수연 대학생 기자



아래 사진은 한양대 주변에 있는 ‘유행 아이템’ 점포 수이다. 유행 아이템은 인형 뽑기, 흑당 버블티, 그리고 마라탕으로 선정했다.

버블티 전문점의 경우 총 5곳이다. 일반 카페에서도 흑당 버블티를 판매했거나 판매하고 있지만, 주로 정식 메뉴가 아닌 이벤트성 메뉴라는 사실을 고려해 버블티 전문점만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모두 유명 프랜차이즈점이고, 흑당 버블티만을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는 아니다. 또한 대부분 싼 가격이나 다른 대표 메뉴로 유명해진 브랜드의 가게였다.

‘대만 카스테라’ ‘치즈 등갈비’를 기억하시나요?… ‘단발성 유행’, 이대로 괜찮을까

한양대 주변의 버블티 전문점

‘대만 카스테라’ ‘치즈 등갈비’를 기억하시나요?… ‘단발성 유행’, 이대로 괜찮을까

한양대 주변의 마라탕 가게



한양대 주변의 마라탕 가게는 총 5곳이다. 마라탕 가게는 프랜차이즈와 개인이 하는 가게들이 혼재돼 있다. 한양대 학생들의 주 활동 범위가 학교 주변과 왕십리역 인근인 것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꽤 많은 가게가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마라탕 역시 유행을 타고 빠르게 번졌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비교적 친숙한 음식이라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대만 카스테라’ ‘치즈 등갈비’를 기억하시나요?… ‘단발성 유행’, 이대로 괜찮을까

한양대 주변의 인형 뽑기 가게


하지만 인형 뽑기 가게는 단 한 곳뿐이었다. 인형뽑기는 2~3년 전에 큰 인기를 끌어 유튜브나 각종 SNS 콘텐츠의 주 소재였다. 현재의 이같은 초라한 점포 수는 사그라든 인형 뽑기의 유행을 방증하고 있다.


SNS 마케팅이 불러온 ‘먹거리 유행’

이렇듯 유행의 흐름은 대학가 내 점포 수에 확실히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행의 소비자인 20대들은 대체 왜 이러한 문화에 편승하게 될까. 이민지(가명, 숭실대 4) 씨는 작년에 학교 앞에 마라탕 가게가 생겨 처음 마라탕을 접해본 이후 1주일에 마라탕을 1~2회 먹는다.심지어 이 씨의 학교 앞 마라탕 가게는 점심시간에 먹으려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이 씨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 마라탕의 유행 비결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마라탕을 꾸준히 찾는 사람들은 꽤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더불어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높아진 인식 및 마라탕 가게의 위생 문제 등으로 인해 폭발적인 인기나 유행은 이전보다는 사그라들 것 같다”고 답했다.


‘대만 카스테라’ ‘치즈 등갈비’를 기억하시나요?… ‘단발성 유행’, 이대로 괜찮을까

이 씨가 즐겨 먹었던 마라탕



송서연(가명, 경희대 3) 씨는 2년 전 길거리 곳곳에서 셀프사진 부스를 발견한 이후 1년에 4회 정도 셀프 사진을 찍고 있다. 특히 적은 비용으로 사진이 곧바로 인화돼 나온다는 점, 사진사 없이 운영되어 자연스러운 포즈가 가능하다는 점을 셀프사진의 장점으로 꼽았다. 송씨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친구들과 만난 날을 기념하고자 셀프 사진을 자주 찍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 교수는 “젊은 세대들의 일상을 파고드는 이러한 단발성 유행이 계속되는 것은 미디어의 관심 속에 소위 ‘인싸 음식’, ‘인싸템’ 등으로 부각돼 재생산되며 확산하기 때문”이라며 이국적인 외식 소비에서부터 코로나 시대의 ‘집콕챌린지’ 등으로 번지며 SNS 인증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스스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디지털 시대에게 하나의 놀이문화로써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처럼 최근 SNS의 활성화로 ‘유행’의 존재감도 어느 때보다 커졌다. 업체가 단기간 SNS나 영상 플랫폼을 통해 단발성으로 마케팅하는 만큼 유행도 빠르게 커졌다가 비슷한 속도로 사그라진다.


하지만 빨리 유행한 만큼 빨리 잊혀가는 이러한 문화는 언젠가 유행에 편승한 창업가와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친다.신속하게 변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유행이 다시 빠르게 변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만큼 유행에 의한 피해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단점도 명백히 존재한다. 따라서 단발성 유행의 주된 소비자인 대학생으로서 이러한 유행의 흐름이 이대로 괜찮은 것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tuxi0123@hankyung.com


‘대만 카스테라’ ‘치즈 등갈비’를 기억하시나요?… ‘단발성 유행’, 이대로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