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간 소속변경 제도…끊임없는 논란과 차별

‘본교생, 불이익’ VS ‘분교생, 차별’ …연대, 고대, 건대 논란 ‘소속변경제도’는?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이윤서 대학생 기자] 대학 간 소속변경제도로 본교와 분교 재학생들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 간 소속변경제도는 본교와 분교 체계 내에서 학생들이 기준을 충족하면 ‘소속 변경’을 허용하는 제도다. 추가 인원 충당 방식의 일환으로 일부 대학에서는 캠퍼스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위치하는 경우 타 학과 결원을 보충하기 위한 편입학을 허용하고 있다.

현재 '소속 변경' 제도를 운영 중인 대학은 연세대 서울/미래캠퍼스, 고려대 서울/세종캠퍼스, 건국대 서울/글로컬캠퍼스다. 고려대와 건국대는 4학기 이상, 5학기 미만 등록생에 한해 일정 학과의 결원을 보충하기 위한 편입학을 허용하고 있다. 연세대는 2학년 또는 3학년생에 한해 일정 계열의 소속변경을 허용한다. 건국대의 경우 변경 전 캠퍼스의 성적이 본교의 성적으로 이월되지 않지만 연세대와 고려대는 소속변경 이전의 취득학점 및 성적은 소속변경 이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최근 연세대에서 발생한 과 수석 변경 사건처럼 현재까지 많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캠퍼스 내 차별, 불분명한 캠퍼스 간 학점 환산 기준에 따른 논란 등 다양한 논란에 휩싸였던 소속 변경 제도를 대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소속변경을 해도 분캠은 분캠? 끊이지 않는 캠퍼스 내 차별
고려대 대나무숲에 ‘소속변경’으로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글이 나온다. 고려대 서울캠퍼스 재학생이라고 밝힌 A 씨는 “세종 캠퍼스 출신(소속변경) 학생들은 동아리 내에서 온갖 암묵적인 차별을 받고”, “죽어라 노력한 안암캠퍼스생에 비해 소속변경이나 이중전공으로 고대 타이틀을 너무 쉽게 가져간다라는 차별을 받는다”라고 게재했다. 한양대 ERICA 캠퍼스에 재학중인 김수지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2) 씨도 수험생 시절 다양한 입시 커뮤니티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분교 딱지가 붙을 수 있다’, ‘발버둥쳐봤자 에리카’라는 글들을 기억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소속변경을 해도 사라지지 않는 전 소속 캠퍼스의 꼬리표는 분교 캠퍼스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얼마나 심각한지 다시금 상기시켜준다. 소속변경 제도에 잇따른 캠퍼스 간 학생들 간의 갈등은 연세대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한 글로 절정에 이르렀다. 2020년 12월 6일, 익명의 연세대 서울캠퍼스 학부생이 소속변경을 한 학생 때문에 수석 자리를 놓쳐 랩 인턴 자리와 과에서 보내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놓쳤다는 글을 게재했다.
‘본교생, 불이익’ VS ‘분교생, 차별’ …연대, 고대, 건대 논란 ‘소속변경제도’는?
‘본교생, 불이익’ VS ‘분교생, 차별’ …연대, 고대, 건대 논란 ‘소속변경제도’는?
△ 연세대학교 ‘에브리타임’에 게재된 게시물과 댓글.(사진 출처=연세대학교 서울캠퍼스 에브리타임)


해당 게시글은 765개의 ‘좋아요’와 13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글을 읽은 학생들은 소속변경을 한 학생들에게 “너넨 평생 원세대야”, “소변충(소속변경을 한 학생들을 비하하는 표현)들 쓰레받기로 쓸어 다 휴지통에 버리고 싶다” 등 비하발언이 난무하는 등 게시판 내 분쟁이 일어났다.
이러한 소속변경 제도와 같은 맥락인 캠퍼스 간 이동에 대한 차별과 무시는 다른 학교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본교생, 불이익’ VS ‘분교생, 차별’ …연대, 고대, 건대 논란 ‘소속변경제도’는?
△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서울캠퍼스로 이중전공을 선택한 재학생의 게시물에 달린 댓글. (사진출처=고려대 서울캠퍼스 에브리타임)


고려대 역시 소속변경으로 한 차례 논란이 있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서울캠퍼스로 이중전공을 하러 온 한 재학생이 분교 캠퍼스 출신이라는 이유로 본인이 올린 글에 조롱 댓글이 달렸다.

이에 고려대 측에 문의했지만 ‘별도 입장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캠퍼스 간 이동에 대한 차별은 지금까지도 20대 대학생들 사이에 뿌리깊게 내려앉아, 학생들 사이에서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적 충돌과 갈등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재학생 A 씨는 이번 소속변경 사태에 대해 “(소속변경을 한 학생들의)엄청난노력이 무시되고 있다”며,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소속변경을 통해 본인의 노력으로 입학한 학교에서까지 이렇게 차별을 받아야하나. 정당한 제도를 통해 결실을 맺었으면 축하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본인의 의견을 표출했다.

반면 연세대 신촌캠퍼스 재학생 B 씨는 “(소속변경으로)본교 캠퍼스 학생이 불이익을 받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본교 캠퍼스 내 학과 수석 등을 정할 때는 소속변경 학생을 제외하고 석차를 매겨야 한다”고 의견을 표출해 분교 캠퍼스 학생들에 의해 본교 캠퍼스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는 것에 대한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논란의 쟁점으로 남아 있는 대학 간 소속변경제도로 인해 학생들이 겪어야 할 불이익은 아직도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