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취업 전문가 3인방 모두 ‘NO’를 외치다

[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김희연 대학생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대학이 비대면 강의와 완화된 성적평가방식을 택했다. 이에 학점 인플레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명 ‘코로나 학점’이 취업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학생들의 고민을 각종 커뮤니티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에 1월 18일부터 24일까지 2020학년도 재학생 177명을 대상으로 학점 인플레 현상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 시기에 받은 학점이 취업 시,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102명이 ‘그렇다(58%)’라고 답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너도, 나도 A+…취업에서 불이익 받을까 고민이라면
‘그렇다’고 답한 이들은 그 이유로 “기업이 코로나 때문에 학점을 잘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해 학점을 낮게 평가할 것 같다”거나 “대부분 절대 평가로 평가했기 때문에 학점을 잘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 변별력이 떨어질 것 같다”고 응답했다. 또 “올해는 누가 봐도 학점이 상향평준화 혹은 세탁 됐다고 판단할 것으로 보기에 기업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학점 인플레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노력한 사람들과 노력하지 않은 사람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부분이 확실히 존재하기 때문에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답변이 많았다. 이 밖에 “단순히 내 점수만 놓고 보면 뿌듯하지만, 석차를 보면 암울하다”, “변별력이 떨어지므로 이에 따른 다른 방안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진로·취업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볼까. 권준영 해커스잡&해커스취업아카데미 대표 강사, <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 저자 김영숙 작가, 유튜브 채널 ‘인싸담당자’ 복성현 대표에게 들어봤다.

권준영 대표 강사 “학점 인플레 현상 타격 없어, 오히려 高학점 받기 위한 노력 유지”
코로나19 때문에 너도, 나도 A+…취업에서 불이익 받을까 고민이라면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난 학점 인플레 현상을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 보면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 기업들이 완화된 성적 평가 방식을 예년과 크게 구분해서 평가에 반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점을 최대한 높게 획득하려는 노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현상이 길어질 경우, 학점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져 학점 반영비율도 전체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은 존재한다.

한편 취업시장을 코로나19 이전 상황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수시채용의 확대’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채용 시기에 대한 문제를 넘어 ‘직무 단위별 채용’을 의미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즉 예전 공채시대보다 더 세부적인 직무 전문성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 2~3년간 직무를 위해 어떤 것을 해왔는지 순차적으로 설명 가능한 취업준비생이 가장 유리함을 기억해야 한다. 이에 ‘직무 관련 경험과 직무 전문교육이나 자격증’ 등 구조로 설명 가능한 직무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만약 일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빠르게 메워야 할 것이다. 현재는 이렇게 직무에 대한 해명을 명확히 해나가는 것이 취업에 가장 빠르면서 정직한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숙 작가 “정말 고민이라면, 지금 무언가라도 행동하고 있어야”
코로나19 때문에 너도, 나도 A+…취업에서 불이익 받을까 고민이라면
학점 인플레 현상으로 인해 많은 학생이 노력에 상응한 점수를 받지 못했을 뿐더러 차별화되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과연 모두 점수가 높아진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할지 모르겠다. 오히려 코로나 기간에 받은 학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다른 것들을 탐색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현재 기업에서도 인재를 뽑을 때 경력을 갖추고 있는 신입을 선호한다. 따라서 △대외활동 △현장실습 및 인턴 △현장 방문 관찰 △자격증 등이 중요해졌다.

다들 알다시피 인문계와 이공계의 취업 시장이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실제 공기업 채용에서 이공계는 경쟁률이 1.1대 1도 안되지만, 경상 계열은 65대 1이 되는 사례도 있었다. 따라서 본인 전공과 다른 다양한 직업군을 알아보고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히려 어렵다고 외면할수록 계속 그 속에서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모두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가 열려있을 뿐만 아니라 ‘워크넷’, ‘커리어넷’ 등과 같은 사이트에서 유망한 산업 및 직업 또한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사실 강한 의지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기 때문에 작은 성공 경험들로 계속해서 쌓아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대다수의 사람이 고민만 하고 그친다는 것이다. 진짜 학점이 고민된다면 지금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면 그건 해결할 의지가 없는 단지, 하나의 고민 덩어리에 불과할 뿐이다.

복성현 대표 “학점을 정량적 스펙으로만 바라보지 말아야”
코로나19 때문에 너도, 나도 A+…취업에서 불이익 받을까 고민이라면
학점은 크게 정량적 스펙과 지원직무 기초지식의 유무로 나눠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이 전자로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를 기업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정량적 스펙은 서류전형에 반영된다. 많은 사람이 지원하기 때문에 점수에 차등을 줌으로써 구분 짓기 위한 목적인 것이다. 그 후 지원직무 기초지식의 유무는 면접 등에서 추가로 확인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일명 ‘코로나 학점’이 취업에 불이익으로 다가올 가능성은 적다.

대부분의 기업은 채용 시 △지식(knowledge) △역량(capability) △관심사(concern) 부분에 주목한다. 먼저 직무 관련 지식이 있는 인재를 눈여겨본다고 할 때 지원자들은 해당 직무가 하는 일을 찾아보고 관련 지식을 쌓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즉 현직자들이 공부하는 영역을 차츰차츰 공부해나간다면 자기소개서나 면접 때 말할 수 있는 문장의 품격이 남들보다 뛰어날 것이다. 더 나아가 기업은 그 사람의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역량을 유추한다. 따라서 본인의 노력에 대해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만약 얘기하고 싶은 경험들이 있다면 △상황 △액션 △결과로 나눠 정리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해당 산업이나 특정 제품에 대한 관심사가 높아서 그 사업군의 이해도가 뛰어난 경우 합격률이 높았다. 이는 해당 관심사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남아있고 지식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물론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추기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라도 방향을 잡고 준비할 수 있다면 그 누구보다 취업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zinysoul@hankyung.com
코로나19 때문에 너도, 나도 A+…취업에서 불이익 받을까 고민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