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조해원 대학생 기자]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트 폭력의 발생에 대한 미디어의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한국여성연구소가 엮은 <젠더와 사회>에서는 미디어가 대학생의 연애를 정형화 한다고 기술한다. 미디어 속에 왜곡되어 나타나는 ‘연애’의 모습이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무감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데이트 폭력 바로보기] 대중가요 속 숨은 ‘데이트 폭력’의 그림자

△ 여성의 머리채를 잡는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출처: 1theK 유튜브 채널)


데이트 폭력이란?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난 모든 폭력과, 데이트 관계가 종결된 이후에도 지속되는 심리적 손상을 뜻한다. 다수의 대중들은 실제 연인간의 상호작용 속 어떤 행동이 데이트 폭력인지 인지하지 못하거나, 무감각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출처 :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남성적 이미지’ 연출하려다 데이트 폭력 미화할 수도

대중들은 흔히 어렵지 않게 강하고 거친 가사를 담은 노래 가사를 접할 수 있다. ‘남성적인’ 이미지를 콘셉트로 자주 활용하는 남성 및 남자 아이돌 가수들은 자칫 폭력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표현들을 사랑 노래의 가사로 사용한다. 정영진 시사평론가는 JTBC ‘뜨거운 감자’에 출연해 일부 남자 아이돌 그룹의 노래 속 가사가 데이트 폭력의 미화를 조장한다고 말했다. 매력적인 이들의 모습이 대중들로 하여금 데이트 폭력에 무감각해지도록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뮤직비디오에서도 데이트 폭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B그룹의 뮤직비디오에는 남성이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벽으로 밀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한국앰네스티 지부는 2016년 매거진 <아이즈>와 공동으로 진행한 ‘더 이상 설레지 않습니다’ 캠페인에서 “손목을 억지로 잡아당기거나 벽에 밀치는 장면은 여성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으며, 이는 오히려 데이트 폭력을 방조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헤어진 연인의 방 쳐다보는 모습, 가슴 아픈 사랑 아닌 집착 될수도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에 따르면 연인의 휴대전화를 수시로 감시하거나 옷차림, 인간관계 등에 심하게 간섭하는 집착 역시 심각한 데이트 폭력의 유형 중 하나다. 가수 S씨의 노래는 이러한 데이트폭력의 장면을 묘사한다. 이별을 맞은 남자의 심경을 나타낸 랩 가사는 헤어진 연인을 스토킹하고, 이러한 행동에서 ‘짜릿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밤새도록 전 애인의 방을 쳐다보기도 한다.


가수 M씨의 노래 가사에도 이별한 연인에게 끊임없이 전화하고 기다리는 등 상대가 원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 같은 행동은 ‘가슴 아픈 사랑’으로 포장된다.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는 노래

대중에게 데이트 폭력의 경각심을 심어주는 노래도 있다. 가수 J씨는 자신이 데이트 폭력을 겪었던 경험을 담은 노래를 작사, 작곡해 발표했다. 앨범 크레딧에는 ‘고통스럽고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듣고 데이트 폭력과 피해 받은 분들의 마음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적혀있다.


phn09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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