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이마트의 전 직원은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한다. ‘일 7시간’ 근무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은 하루 두 번의 ‘집중근무시간제’다. 이 기간 불필요한 회의나 잡담은 일절 금한다. 사내 피트니스 센터와 커피숍, 흡연실도 모두 통제된다. 배광수 이마트 인재개발팀장은 “다만 일을 일찍 마쳐도 약속을 잡기가 어렵다. 5시에 퇴근하는 회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남다른 ‘워라밸(워크앤라이프 밸런스)’ 복지제도로 입사선호도가 높은 5개 기업이 한 자리에 모였다. 2월27일 서울 흑석동 중앙대에서 열린 ‘2018 한경 워라밸 잡콘서트’를 통해서다. 이마트, 롯데마트, 마이다스아이티, 우아한형제들, 메디톡스의 인사담당자와 신입사원은 이색 복지제도와 함께 채용 소식도 전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려는 취업준비생 300여 명도 함께 했다.



‘자녀 졸업식’ ‘부모 생일’ 모두 휴가… 최고의 워라밸기업이 뭉쳤다

△ 취업준비생들이 2월27일 서울 흑석동 중앙대에서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열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잡콘서트’에서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한국경제DB



이제 ‘6시 칼퇴’는 기본… 호텔급 식사도 무료 제공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 사례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마트의 워라밸은 주 35시간 근무제를 골자로 한다. 대신 직원들은 ‘집중근무시간제’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다. 오후 5시가 되면 모든 PC에는 퇴근 알림 메시지가 뜬다. 30분 후에는 PC가 자동으로 꺼진다. 매장 폐점시간도 기존 오후 12시에서 11시로 한 시간 단축해 현장 직원도 혜택을 누리도록 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그룹 차원의 ‘개선위원회’ 발족과 함께 매주 이틀 6시 퇴근을 강제했다. 올해는 이를 매일로 확대했다. 곽진우 롯데마트 소통혁신팀 책임은 “매일 오후 6시 30분에 사무실이 자동 소등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율좌석제와 시차출근제도 병행한다. 시차출근제는 8시, 8시 30분, 9시 등 원하는 시간대에 출근하도록 하는 제도다.


우아한형제들은 특별육아휴직제를 운영한다. 근속연수 2년 이상에 만 8세 자녀를 둔 직원에게 한 달의 유급휴가를 준다. 박세헌 우아한형제들 인사지원실장은 “지난해 첫 시행 후 현재까지 20여 명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4쩜5일제’도 있다.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 출근하는 제도다. 이 밖에도 양가 부모님 생일 등 특별한 날 오후 4시 퇴근을 강제하는 ‘지만가(지금 만나러 가요)도 있다. 학부형 직원들은 자녀 입학 및 졸업식 등에 우아한 학부모 특별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호텔식 삼시 세끼를 무료로 제공한다. 자녀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등록금도 전액 지원한다. 메디톡스는 PT강사가 상주하는 무료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한다. 아울러 연차 외에 5일의 유급휴가를 추가로 줘 장기간의 여행을 통한 재충전을 독려하고 있다.



27일 중앙대에서 열린 워라밸 잡 콘서트에 참석한 학생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180227
27일 중앙대에서 열린 워라밸 잡 콘서트에 참석한 학생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180227



롯데마트 3월 20일 공채 시작… 인담이 직접 밝힌 인재상은?


이들 기업은 채용에도 적극적이다. 롯데마트는 그룹 공채를 통해 연 2회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당장 3월 20일, 상반기 공채 서류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공채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L-TAB(필기), 면접전형 순이다.


지난해 L-TAB을 면접에서 분리하면서 “서류 합격자가 기존 최종 합격자의 5배수에서 10~15배수로 대폭 늘었다”는 게 곽진우 책임의 설명이다. 공채 외에도 스펙태클, 장교채용, 인턴전형 등이 있다. 곽 책임은 스펙태클에 대해 “특정 상품에 관심과 지식이 남보다 월등히 많으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롯데마트의 인턴 전환율은 70%를 웃돈다.


이마트는 연 1회 신입공채를 한다. 매년 9월께 공고를 하고 서류전형, 면접전형, 2개월의 인턴십, 최종면접을 거쳐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면접은 총 3차례다. 1차 심층면접과 토론면접, 2차 직무오디션, 3차 임원면접 순이다. 토론면접은 유통이나 인문학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총 8명이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토론하는 형식이다. 직무오디션 때는 당일 직무관련 주제를 받고 5~10분간 PT를 하게 된다. 영어면접도 있다.



‘자녀 졸업식’ ‘부모 생일’ 모두 휴가… 최고의 워라밸기업이 뭉쳤다

△ 취업준비생들이 휴식시간에 마련된 5개 기업 채용상담 부스에 모여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이도희 기자



신입 공채 외에도 탈스펙전형과 현업발굴채널전형도 있다. 탈스펙 채용은 신세계그룹이 2016년부터 운영 중인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 ‘지식향연’을 통한 선발이다. 신세계는 매년 20~30명의 지식향연 ‘청년영웅’을 선발하는데 이중 입사 희망자는 공채 서류전형을 면제해준다.


‘S-스카우트’라는 이름의 현업발굴채널은 회사가 직접 필요한 직무에 인재를 발굴하는 제도다. 지난해 데이터 개발 및 분석 전문가, 디자이너를 이 전형으로 채용했다. 개발자는 로우데이터를 가공해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도록, 디자이너에게는 이마트 패킹 디자인을 과제로 제시했다.


배광수 팀장은 “MD직군과 지원직군은 인재상이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배 팀장은 “MD, 해외소싱 등 직군 최종 면접지원자 대부분 상당한 ‘덕후기질’을 가지고 있었다”며 “상품의 구성이 어떻고 원산지나 가격은 어떤지까지 좁고 집요하게 파고들어본 사람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지원직무는 넓은 개념으로 협업과 소통능력이 필요하다. “학창시절 여러 경험을 통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쌓았다는 걸 강조하라”는 게 배 팀장의 조언이다.


마이다스 아이티는 면접 때 실무능력이 아닌 성장 가능성을 평가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자체 AI역량검사를 도입했다.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는 “로보트가 얼굴에 흐르는 혈류를 보고 평가하므로 화장을 조금만 연하게 해 달라”고 웃으며 조언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처음 공채를 도입해 올 하반기 2기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 5월 공고를 내고 R&D, 생산, 경영지원, 임상, 해외국내 영업 등에 최종 40~50명을 선발한다.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