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여행을 좋아한다고 다 여행사에 취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투어의 면접은 블라인드 방식이고 여행박사의 입사지원서에는 학력 기재란이 없다. 대신 두 기업은 영어회화 능력을 포함해 직무역량을 꼼꼼히 평가한다. 모두투어는 면접만 세 종류다.


12월 18일 서울 서대문구 경기대 서울캠퍼스에서 ‘한경 여행사 잡콘서트’가 열렸다. 이번 ‘한경 여행사 잡콘서트’에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여행박사 등 3개 주요 여행사의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참석해 자사의 기업 문화와 채용 방식을 소개했다.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 경기대학교에서 '2017 한경 여행사 JOB콘서트'가 열려 학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여행박사가 참여했다./김범준기자bjk07@hankyung.com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 경기대학교에서 '2017 한경 여행사 JOB콘서트'가 열려 학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여행박사가 참여했다./김범준기자bjk07@hankyung.com



‘마라톤 보상금’ ‘90% 할인항공권’… 여행사만의 독특한 복지들


하나투어는 스마트워킹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12년 첫 도입해 3년 뒤 전면 시행했다. 근무 시간을 기존 9시간에서 8시간 근무로 1시간 단축했다. 또 직원들이 서울과 경기의 12개 거점 사무소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올 4월 기준 거점근무자는 731명, 재택근무자도 149명에 이른다.


임직원 연차소진율도 99%에 육박한다. 조일상 하나투어 홍보팀 차장은 “올해 11년차라 19일 연차를 받아 내일과 모레 이틀을 붙여서 휴가를 간다”며 “부서원이 연차를 다 못쓰면 부서장에게 불이익도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의 가장 대표적인 회사 복지제도는 할인항공권이다. 항공요금의 90%를 회사가 부담한다. 이 항공권은 연 5회 사용할 수 있으며 내년에는 사용횟수를 더 늘릴 예정이다. AD투어(Agent Discount Tour)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3년 이상 근속 시에는 안식년 휴가도 준다. 10년, 20년 장기근속자에게는 하나투어 여행상품권 100만원권을 지급한다.


이 외에 임신기간에는 근로시간 단축해 주고 태아검진 휴가도 제공한다. 매년 항공권 20만 마일을 지급하고 세미정장과 캐주얼데이, 사내 소모임도 운영한다.


여행박사의 이색적인 복지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탄력근무, 자율출근제, 사택지원, 월 1회 주 4일 근무, 월 1회 3시간 조기퇴근, 경조지원, 동호회, 자기계발비 10만원 지원, 도서구입비 지원, 골프기록 포상, 연 1회 가족동반 워크숍, 10년차 크루즈 여행 등 다양하다.


또 정규 퇴근 시간 이후부터는 시간당 1만원의 야근 수당이 붙는다. 출산 시, 마라톤 완주시에도 100만원을 지급한다.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투표자에게는 1인 50만원씩 나눠줬다. 심 부장은 “당시 투표 지원금만 1억6천만원이 지출됐다”며 웃었다. 연간 1억 원씩 소방관들의 여행비를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도 시행 중이다.


모두투어는 인사제도, 성과연봉제, 직무순환제, 유연근무제, 성과급제, 경력개발제도(CDP), 고충처리제도, 멘토링제도, 포상제도를 운영 중이다.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 경기대학교에서 '2017 한경 여행사 JOB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여행박사가 참여했다./김범준기자bjk07@hankyung.com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 경기대학교에서 '2017 한경 여행사 JOB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여행박사가 참여했다./김범준기자bjk07@hankyung.com



까다로운 면접전형… 외국어 회화능력 필수


조 차장은 하나투어 박상환 회장의 좌우명인 ‘공변자 무발전(空變者 無發展)’을 소개하면서 “하나투어의 인재상은 늘 변화하면서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인재”라고 설명했다.


하나투어는 종합직을 대상으로 연 1~2회 정기공채를 실시한다. 1회당 채용인원은 60~100명이다. 내년에도 인턴 채용을 앞두고 있으며 이들은 종합직 공채로 전환도 가능하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실무진면접, 임원면접 순이다. 1차 실무진면접은 면접관 4명과의 다대일 면접이다. 블라인드 전형으로 면접관들은 학교, 전공, 어학성적 등 지원자의 개인정보를 볼 수 없다. 2차면접 역시 다대일이며 면접관은 3명이다. 지원자 1인당 5~10분간 일반 인성면접과 영어면접을 함께 실시한다.


모두투어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1차면접, 2차면접, 3차면접 순이다. 1차면접은 직무역량면접과 경험면접으로 나뉜다. 직무역량면접은 상황면접이다. 특정 상황을 주고 여기에 따른 지원자의 행동을 평가한다. 경험면접에서는 직무관련 문제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최근 원화 강세 흐름이 여행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묻는데 이것을 경험에 빗대 설명하면 된다.


경험면접에서는 여행업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본다. 원형진 모두투어 홍보부 차장은 “문제를 받고 면접 직전에 검색해서 답을 찾을 수도 있지만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면 답에서 차이가 있다. 이 점을 본다”고 설명했다. 2차면접은 외국어 및 적성면접이다. 외국어 면접은 회화 중심으로 실제 외국어 활용도를 본다. 3차면접은 토론면접이다. 과제를 주고 여기에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또 다른 지원자와의 상호작용을 평가한다. 이후 인성면접이 이어진다.


원 차장은 또 “기본 지원서와 자소서 외에 토파스(topas), 아바쿠스(abacus), TC자격증, OP양성과정 등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좋다”며 “모두투어와 업계에 대한 관심, 이를 증명할 경험을 제시해 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학은 토익스피킹과 오픽을 위주로 봐서 회화실력을 평가한다. 제2외국어는 점수가 없는 합격자도 많다”며 “사회봉사활동 등 특별한 경험이 있어도 좋다”고 말했다.


원 차장은 최근 지원자들에게 독특한 공통점이 보이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최근 비전공자의 지원율이 증가하고, 관광관련업종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또 재수생도 많고 회화실력이나 관광관련 경험이 많은 지원자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행박사의 입사지원서에는 학력란이 없다. 채용은 인사팀 대신 각 부서의 팀장이 직접 한다. 심원보 여행박사 마케팅부 부서장은 “회사 차원의 ‘인재상’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직원은 수시로 채용한다.


심 부서장은 입사 전 꼭 해야 할 일로 ‘회사를 잘 관찰하라’고 조언했다. 최근 그 회사의 뉴스를 검색하면 회사가 어디에 치중하고 있는지 나오기 때문이다. 또 “여행업 특성상 상품을 기획한 뒤에는 직접 답사를 떠나 먹어보고, 느껴보고 고객에게 파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 대화해야 한다”며 “대인능력이 부족하다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소서 팁으로 그는 “외국어는 점수가 낮아도 회화를 잘한다면 옆에 그대로 표시하면 된다”며 “또 자소서에서는 수동적인 표현을 지양하라. 예를 들어, 봉사를 하다 보니 봉사정신이 강했다가 아니라 봉사정신이 강해서 봉사를 했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A형이라서 꼼꼼하다 등의 논리가 빈약한 표현도 자제하고 ‘과거에 안 좋았지만 좋아졌다’의 부정적 표현 말고 ‘과거에도 좋았지만 더 좋아졌다’는 긍정적 표현을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