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 주요기업 상반기 공채 시작

자소설닷컴·코멘토·탑티어 등

온라인 기반 자소서 첨삭 서비스 급부상

‘피드백 신뢰성컨설턴트 역량 검증 어려워



Job interview concept with business cv resume
Job interview concept with business cv resume



빠르면 이달 말부터 대기업 상반기 공채가 시작된다. 여기에 맞춰 취업준비생 고객을 확보하려는 이른바 ‘취업 학원’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취업준비생은 학원?취업컨설팅 업체 등 취업사교육에 월 평균 30만 4만원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2015년 5월, 취업준비생 811명(대학 재학 4학년 또는 졸업유예 511명, 졸업자 3300명) 및 입사 2년 이내 임금근로자 310명(300인 이상 사업장 기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최근에는 PC 또는 모바일 기반으로 비용을 낮춘 온라인 자소서 첨삭 서비스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포털에서 ‘자기소개서 첨삭 사이트’를 검색만 해도 60여개의 관련 사이트가 쏟아진다. 블로그, 개인과외 등 집계되지 않은 경로를 포함하면 관련 업체는 최대 수 백 개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체는 기존 B2C 외에 각 대학의 취업센터나 지역자치단체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대신 재학생 또는 지역구민에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B2G로도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코멘토?자소설닷컴 등… 자소서 당 첨삭비용, 많게는 수 만원


온라인 자소서 첨삭 서비스는 대개 건당 혹은 글자 당 가격이 책정된다. 구직자가 지불하는 비용 중 일부는 운영 업체가, 일부는 첨삭 서비스를 제공한 멘토가 가져가는 방식이다.


‘자소서 좀 봐 주세요~’…늘어나는 유료 첨삭 서비스 신뢰성은?

탑티어 자소서 첨삭 견본



2012년 블로그 자소서 첨삭서비스로 시작한 탑티어는 에디터(첨삭 담당자)가 모두 서울대 졸업생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에는 대기업 현직자 등 취업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경우도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모두 실명으로 사진 역시 공개해놓고 있다는 점이 탑티어가 내세우는 경쟁업체와의 차별점이다.


첨삭신청서를 작성한 후 결제까지 완료하면 지원분야와 전공에 맞는 에디터가 연결된다. 첨삭 비용은 기본 1000자 당 4만9000원부터 시작한다. 이후 문항 및 답변 200자씩 추가될 때마다 6000원이 더해진다. 별점 제도가 있는데 5개 만점에 3개 이하를 받으면 에디터 자격을 상실한다. 이 경우 첨삭비용도 구직자에게 환불해 준다는 게 공성랑 탑티어 대표의 설명이다.


‘자소서 좀 봐 주세요~’…늘어나는 유료 첨삭 서비스 신뢰성은?

코멘토 자소서 첨삭 견본



두 명의 두산그룹 출신 청년창업가가 만든 코멘토 역시 온라인 기반의 자소서 첨삭 서비스를 제공한다. 멘토는 대기업 및 외국계 기업 등의 현직자로 이뤄진다. 누적 멘토는 총 5800명이며 이중 10%가 상시로 활동하고 있다. 다만 멘토의 실명 등 구체적인 프로필은 공개되지 않는다.


첨삭 비용은 500자 자소서를 기준으로 한 건당 2750원이다. 이후에는 50자 당 5.5원이 추가된다. 자소서당 3명의 멘토가 답을 남길 수 있고 이중 구직자가 선택한 2명의 멘토는 1000~2500원의 보상금을 받게 된다. 보상금은 1만원 이상 월 1회에 한해 사이트 내의 쇼핑몰에서 커피나 영화티켓 등의 기프티콘으로 교환 가능하다.



‘자소서 좀 봐 주세요~’…늘어나는 유료 첨삭 서비스 신뢰성은?


자소설닷컴 자소서 첨삭 서비스 ‘로켓 첨삭’ 견본


2014년 2월 첫 선을 보이고 이듬해 3월 ‘앵커리어’라는 법인으로 재탄생한 자소설닷컴의 현재 가입자 수는 15만 명. 대표는 서울대 동물생명공학부를 졸업한 박수상 씨다.


자소서 작성 및 저장, 맞춤법 검사 등의 서비스로 시작한 자소설닷컴은 최근 들어 자소서 유료 첨삭 서비스 ‘로켓 첨삭’도 추가했다. 취업 컨설팅업체인 위포트와 제휴를 맺고 건 당 1만원에 첨삭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첨삭 총평과 자소서 샘플, 기업 핵심 분석(또는 10대 기업 인적성 및 NCS 모의고사)이 추가되면 1만6000원, 위포트 프리패스 3개월 권이 또 추가되면 3만8000원으로 가격이 늘어난다. 글자 수 추가나 첨삭시간 단축 등의 추가 옵션도 있다.


네이버 카페 취업대학교도 자기소개서 첨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직자가 카페 안의 ‘자소서첨삭’ 카테고리에 의뢰가 필요한 자소서를 등록하면 ‘자소서라이터’라는 이름의 취업 컨설턴트가 댓글로 간단한 1~2줄짜리 후기를 남긴다. 후기의 양은 많지 않지만 무료라는 점이 강점이다. 역시 컨설턴트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자소서 좀 봐 주세요~’…늘어나는 유료 첨삭 서비스 신뢰성은?



피드백 신뢰성·컨설턴트 역량 등 검증 어려워


이처럼 관련 업체가 쏟아지는 데 비해 서비스의 질을 검증할 기준이 없다는 것은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다. 우선 수정된 자소서가 실제 취업에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근거가 없다.


담당 컨설턴트의 역량 차이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대부분 업체의 컨설턴트가 별도의 직장을 가지고 있는 현직자이기 때문에 신원을 공개하기 꺼린다. 이에 첨삭을 의뢰하는 구직자들은 담당 컨설턴트가 실무능력 및 자소서 첨삭 역량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한 시중 은행 인사담당자 출신 취업 컨설턴트는 “첨삭 서비스 업체들이 멘토 수나 첨삭 속도 등의 물리적 요건만 가지고 홍보하려할 뿐 정작 멘토의 신상은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구직자들이 피드백을 받아보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개중에는 첨삭 보다 단가가 높은 ‘대필’ 사업으로 방향을 트는 업체도 있다. 공성랑 탑티어 대표는 “자소서 첨삭 업체 중에는 첨삭과 대필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구직자들로부터 대필 의뢰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내는 공간이기 때문에 정답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버리고 있는 그대로 적는 게 더 좋다”라고 조언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사진=각 기업 웹사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