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채 합격 4인 솔직토크①
면접 뚫고 삼성·신한금융투자·한샘·교원 취업
“면접장 가면 ‘정말 뛰어나다’하는 지원자는 거의 없죠”
삼성 GSAT “공간지각은 보기만 잘 봐도 시간 단축돼요“
신한금융투자 면접 ‘미국 트럼프가 당선 되면 한국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삼성 창의성면접 ‘소개팅에 나가면 무슨 질문을 할 것인가’
“지금이 인생에서 몇 안 되는 가장 걱정 없는 시기예요. 컴퓨터 게임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정말 행복해요.”
12월, 지난 9월 막이 오른 대기업 하반기 신입공채의 최종 결과가 발표되는 시기다. 합격자는 곧 도착할 축하 꽃바구니를 기다리고 있을 테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구직자들은 중견·중소기업이나 내년 상반기 재도전을 계획하는 때이기도 하다.
12월의 첫 날, 서울 종로의 취업카페 더빅스터디에서 이곳의 졸업생이자 합격 선물과 함께 첫 출근을 앞두고 있는 신입사원 4인을 만났다. 이들 역시 길게는 2년 동안 탈락을 거듭 맛보면서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취업을 하더라”는 게 공통적인 소감이다. “그러니 너무 좌절하지 말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라”고 덧붙였다.
이어지는 기사: 하반기 공채 합격 4인 솔직토크② ‘베트맨이 센가 슈퍼맨이 센가 ’ 신한은행 1대 9 토론 면접
[신입사원 4인]
※ 신입사원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김승현
2016년 8월 인문계열 졸업
12월 12일 신한금융투자 입사 예정
이현진
2017년 2월 상경계열 졸업예정
2016년 하반기 삼성화재 채용 건강검진 결과 대기 중
2016년 하반기 신한은행 최종결과 발표 대기 중
장은희
2015년 8월 공학계열 졸업
2016년 하반기 한샘 채용형 인턴 최종합격
12월 5일부터 3개월 인턴 시작
박미영
2017년 2월 사범계열 졸업예정
2016년 하반기 교원 영업교육 합격
12월 5일 입사 예정
우선 합격 축하합니다. 요즘 다들 어떻게 지내나요?
이현진 지금이 인생에서 몇 안 되는 아무 걱정 없는 시기예요. 편하게 컴퓨터 게임하고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있죠. 아직 졸업 전이라 여행이 어려워서 소소하게 즐기는 중이에요.
김승현 입사까지 아직 2주나 남아서 그동안 못했던 여행도 가고 게임도 하면서 미뤄뒀던 일을 많이 하고 있어요. 들어가서 또 열심히 공부해야죠.
박미영 전 당장 다음 주에 입사라서 역시 소소하게 친구를 만나서 맛있는 것 먹으면서 놀고 있어요. 마냥 좋죠(웃음).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취업 준비, 여러분이라고 쉽진 않았죠?
박미영 사범계열이라서 걱정이 특히 많았어요. 동기들 대부분은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저 혼자 취업에 뛰어들었거든요. 당장 도움 받을 곳이 없어서 헤매다가 더빅스터디를 찾았어요. 이곳에서 금융권을 준비하면서 경제지식도 얻었지만 스터디 팀원과의 유대감이 특히 큰 힘이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일반 영업까지 지원 직무를 넓혔는데 역시나 전공이 거리가 멀다 보니 결정적 한 방이 필요했고 다행히 이곳은 교육영업이라 한 방을 어필할 수 있었어요. (그게 뭐였죠?) 교육직은 분석력, 표현력, 기획력이 중요하다 판단했고 그동안 쌓은 대외활동이나 프로젝트 경험 등을 통해 이런 역량을 어필했어요.
김승현 전 작년 하반기부터 준비해서 1년 만에 취업했어요. 금융권만 썼어요. 1년 간 은행 세 곳, 증권사 한 곳밖에 지원서를 안 넣었죠. 은행은 공고가 잘 뜨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꿈이 워낙 확고했거든요. 여학생은 특히 힘들 것 같아요. 면접이나 인턴 때 남녀비율을 보면 영업은 특히 여성 비율이 적더라고요.
장은희 취업준비를 2년간 했는데 그 동안 진로를 몇 번 바꿨어요. 처음엔 일반 대기업에 지원했다가 금융업으로 바꿨는데 금융업에 올인한 다른 지원자에게 밀렸거든요. 이 친구들은 특별한 게 하나씩 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떨어지고 다시 영업으로 방향을 틀었죠.
현진 씨는 금융업에 합격했잖아요. 비결이 무엇이었나요?
이현진 관심이요. 사소하게 매일 뉴스 보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이게 쉬워보여도 막상 꾸준히 하려면 귀찮거든요. 여기에 증권이나 은행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그 일을 하려면 뭐가 필요하고, 나에게는 뭐가 있는지를 생각해봤어요. 이번이 첫 공채라 서툰 점도 많았지만요.
이번이 첫 공채라고요? 어떻게 단기간에 취업에 성공한 건가요?
이현진 네, 7월부터 시작해서 3~4개월이 다였죠. 운이 좋았어요. 대외활동이나 인턴경험도 없었거든요. 대신 스스로를 찾으려고 했어요. 그 방법이 브레인스토밍이었어요. 예를 들어 ‘성격’이라 하면 이 단어를 가운데 놓고 내 성격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주변에도 물어보면서 정리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관련 경험도 생각나거든요. 또 이 경험에서 어떤 것을 느꼈는지, 이를 지원직무와 회사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지를 자연스럽게 정리하는 거예요.
면접장에 가 보면 스펙은 다 비슷해요. 특별히 ‘정말 대단하다’라는 지원자는 거의 없어요. 시작부터 움츠러들 필요는 없죠. 또 도움 된 게 4학년 1학기 때 채용형 인턴에 지원한 경험이었어요. 대부분 채용절차가 비슷하기 때문에 꼭 인턴에 최종합격하지 않더라도 각 절차를 거치다 보면 진짜 공채 때 어떻게 대비할까 감을 잡을 수 있거든요.
채용전형은 어땠나요?
김승현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서류전형에서 다음 인적성검사와 간단한 경제시험, 1차면접, 한 달 인턴, 최종면접을 거쳤어요. 경제시험에선 한경 테샛처럼 기본 경제관심과 미시거시지식을 묻죠. 면접은 인성 위주였는데 “왜 금융권 특히 증권사에서 잘 할 수 있는지”를 물으셨어요.
제 특유의 활달한 웃음과 남들의 장점을 보려고 하는 점 등을 회사와 연결했어요. 금융업의 본질도 사람을 기분 좋고 이롭게 하는 것이라 생각해 제 경험을 통해 적극성과 친화력, 적응력을 어필한 거죠. (직무 면접은 어떻게 나왔나요?) ‘1억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미국 트럼프가 당선 되면 한국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등을 물으셨어요.
인턴은 많이 배운만큼 또 힘들었어요. 매일 6시 30분에 출근했고 그 안에서 과제도 엄청 많았어요. 매일 주식종목을 추천해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도 있었고 과제 중간에 PT면접과 토론면접도 준비해야 해서 한 달 동안 거의 쉬지 못했죠. 경제시험도 추가로 봤고요.
이현진 삼성 자기소개서는 앞서 말한 브레인스토밍과 신문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삼성은 최근 서류전형 부활로 자기소개서가 중요해졌죠. 존경하는 인물이나 사회이슈도 묻던데 어떻게 썼나요?) 존경하는 인물엔 가족을 썼어요. 사회 이슈는 보험업 관련 이슈를 잡고 전공과 연결했죠. 예를 들어, 현재 보험업 현황이 이러한데 제 전공분야에서 봤을 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에세이를 쓰듯 풀어 적었죠. 1~2번에 집중해서 썼어요. 저를 가장 잘 드러낼 만한 방식을 찾았어요. 많은 경우가 자소서에 회사만 지나치게 강조하는데 전 자신에게 집중했죠.
삼성의 직무적성검사(GSAT)는 다른 기업과도 유형이 비슷해 연습용으로도 많이 풀어본다고 하잖아요. 어떻게 풀었나요?
이현진 인적성은 요령인 것 같아요. 그동안 인적성을 9번 봤는데 다 합격했어요. 인적성은 시간 싸움이에요. 실제 문제는 어렵지 않아요. 얼마나 빨리 푸느냐가 관건이죠. 방법은 혼자 문제를 많이 풀어서 스스로 요령을 찾거나 그게 힘들면 잘 푸는 친구에게 물어보는 거예요. 진짜 잘 푸는 친구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풀지 않아요. 나름의 기술이 있죠. 저도 이걸 배우니 시간이 확 줄더라고요.
방법 좀 알려주세요.
이현진 제 스스로 찾은 방법이 있어요. 전 공간지각 중에서도 종이접기가 특히 힘들었거든요. 잘 푸는 친구에게 물어봐도 이해가 안 되고. 어떻게 찍을까 고민하다가 보기를 먼저 봤어요. 5개 보기 중 꼭 그림이 대칭되는 한 쌍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이중 한 개가 거의 답이었죠. 두 개만 보면 되니까 시간이 눈에 띄게 단축되는 거예요. GSAT는 곧이곧대로 풀면 안 되고 문제를 단순화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정주헌 더빅스터디 대표 인적성검사는 미리 준비해야 해요. 9월 입사지원이라 하면 적어도 6월엔 시작해야 하죠. 안 그러면 이런 방법을 찾을 시간이 없어요. 기초훈련은 미리 해 놓고 본격 공채시즌이 오면 내가 잘하는 유형과 부족한 유형을 찾아서 못하는 부분을 위주로 채워야 하는 거예요.(정 대표는 2008년 IBK기업은행 기업팀에 입사한 뒤 2년 간 인사부에서 일했다. 현재는 은행을 퇴사하고 취업준비생을 위한 멘토를 자처하고 있다.)
이현진 면접은 제가 발표 경험이 많지 않아서 미리 준비했어요. 스터디를 통해 매주 논술을 써온 뒤 그걸 읽으면 PT가 되더라고요. 또 PT면접은 자세와 태도가 특히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 받는 게 도움 되죠. 7월부터는 직무 스터디도 했어요.
삼성은 창의성면접이라는 새로운 시험도 있죠?
이현진 네, 특정 상황을 주고 이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생각해보라는 유형이에요.
김승현 저도 삼성 인턴 면접 때 창의성면접을 봤어요. 예를들면, ‘명함을 어떻게 하면 안 버리게 제작할까’ ‘소개팅에 나가면 무슨 질문을 할 것인가’와 같죠. 제 느낌으로는 논리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대답을 하든 적절한 근거를 대는 게 더 필요한 것 같았죠.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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