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상대를 알고 자신을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조상님의 말씀을 가슴에 아로 새겨야할 면접 시즌이다. 합격과 불합격의 키를 쥐고 있는 면접관을 알아야 합격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는 법. 설레는 마음으로 만나게 될 면접관, 그들의 정체에 대해 알아봤다.


[면접 전 필독] 면접관, 그들이 알고싶다! '면접관이 좋아하는 지원자는?' '자리배치는 어떻게?'


면접에 참여하는 면접위원은 보통 회사 내 부장급 직원이나 임원들로 구성된다. 나이대는 45세부터 55세 정도. 대한민국 50대 아재들이 면접위원으로 지원자들을 평가하는 셈이다. 삼성그룹 임원 출신이며 현재 ㈜AJ그룹 인재경영원 원장으로 재직 중인 조영환 원장은 “면접관에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50대 남성들의 특성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면접관, 대한민국 50대 아재들의 성장과정은?

대한민국 50대 남성들은 대부분 넉넉하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형제, 자매도 보통 4~5명 정도로 많다보니 가정에서 조직을 경험할 수 있었다. 가부장적인 아버지 아래서 자라며 형제간의 서열이 명확한 세대였던 것이다. 형제는 5명인데 식탁에 계란이 3개밖에 안 올라온다면, 누가 먹고 누가 양보해야하는지가 분명하게 구분돼있었다.


가난이라는 경제적 압박은 ‘뭉쳐야 산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학교생활에서도, 조직생활에서도 한데 뭉쳐 우르르 몰려다니는 집단적 성향을 보였다. 운동권이 많고, 가족끼리 함께 활동하길 좋아하는 아버지들의 모습에서도 이러한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아재들은 어떤 지원자를 좋아할까?

면접위원으로 자리에 앉는 이들은 부장 이상의 임원급이다. 회사 내에서 어느 정도 성공적인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조직에서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 이들은 대체로 보수적인 성향을 갖는 경우가 많다. 변화를 싫어하고 모험을 즐기지 않는다. 회사에서 강조하는 ‘창의력’, ‘개성’의 키워드가 사실은 별로 와 닿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것. 단정하고, 성실해보이고, 예의를 갖춘 FM 지원자에게 점수는 여전히 후할 수밖에 없다.


면접관 자리배치는 어떻게?

다대다 면접의 경우, 보통 인사 관계자 1명이 면접에 동석한다. 주로 입구나 코너 쪽에 앉아 면접을 진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중앙에 앉는 사람이 면접위원 중 좌장인 경우가 많다. 가장 높은 직급의 면접위원이 주요 질문을 던지고, 나머지 멤버들이 보완 질문을 던지는 식이다. 혹은 각자 중점적으로 평가할 영역을 구분한 뒤,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한 명은 적극성, 한 명은 기업관 등으로 역할 분담을 해 평가하는 식이다.


면접관의 하루는?

일단 면접을 시작하기 30분 전에 모두 모여 미팅을 갖는다. 인사부서에서 면접위원을 모아놓고 이전까지의 전형 결과를 피드백 해준다. 또한 면접에서 주의해야 할 말이나 행동에 대해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오늘 면접에서는 B+부터 합격권이니 유념해 평가해 달라’, ‘경쟁률 3:1 정도로 평가를 해 달라’ 등의 요구 사항도 전달한다.

면접 중간 중간 틈이 날 때에는 서로 면접자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하지만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개인의 의견은 밝히지 않는 추세다. 점심은 면접위원들이 함께 모여 먹는다. 식사를 하면서는 오전에 면접을 본 지원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 친구 참 괜찮더라. 우리 부서에 오면 좋겠다’ 등의 이야기가 오간다.


[면접 전 필독] 면접관, 그들이 알고싶다! '면접관이 좋아하는 지원자는?' '자리배치는 어떻게?'


조영환 AJ인재경영원 원장은...


1984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화재 인사팀에서 채용, 인사기획, 노사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컨설팅팀에 파견돼 삼성그룹 신인사제도 T/F에 참여했으며, 삼성화재 인사담당 임원으로 재임했다.

현재 ㈜AJ그룹 인재경영원 원장으로 재직하며 인사·조직 관리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면접관이 절대 알려주지 않는 면접의 비밀》, 《삼성 출신 CEO는 왜 강한가》, 《입사 1년차 직장 사용설명서》 등이 있다.


글 박해나 기자 phn0905@hankyung.com

도움말 조영환 AJ인재경영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