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재주캐스팅’, “얼굴 반드시 나와야 해”, “이전 게시물은 안 본다”



제주항공이 인스타그램으로 객실승무원 일부를 선발하는 ‘재주캐스팅’을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원자들은 인스타그램 ‘DIRECT’ 메시지 기능을 통해 50초에서 1분 이내의 영상을 촬영해 제주항공 채용 계정(jejuair_recruit)으로 전송하면 된다. 영상에는 제주항공 승무원에 어울리는 본인의 재능과 끼, 열정을 담도록 했다.


영상 발송 후에는 제주항공 채용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인턴]객실승무원 재주캐스팅’ 공고에 지원해 기본정보와 학력, 어학능력,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기입해야한다. 재주캐스팅 합격자는 서류전형과 1차 면접이 제외된다.


장점 어필을 위한 기회? 하지만 영상에서 얼굴 확인은 필수


제주항공 관계자는 “객실승무원 채용 과정에서 재능은 많으나 본인의 장점을 어필하기도 전에 서류 전형을 통과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재주캐스팅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모 위주의 평가 방식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편집, 보정, 필터 등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과 1분가량의 짧은 분량에서 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에서 원하는 객실승무원 인재상은 단순히 이목구비 뚜렷한 얼굴과 키를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 본인의 재능을 살려 즐겁고 열정 가득하게 승객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다”라며 “재주캐스팅에서 요구하는 영상은 이런 인재상을 갖고 있는 응시자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상에는 반드시 지원자의 얼굴이 나와야 한다는 제한을 붙였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타인이 대신 제작하는 대리 응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인스타 계정 게시물을 확인 하냐는 질문에는 “이전 게시물은 평가 대상이 되지 않는다. 제출한 영상만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재주캐스팅 위한 컨설팅 업체도 생겨


재주캐스팅은 인스타그램 앱을 통해 촬영한 동영상만을 심사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전에 찍어둔 영상물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직접 영상을 기획해 촬영해야하는 이색적인 방식에 해당 전형을 위한 컨설팅업체도 생겨났다. 재주캐스팅에 제출할 영상의 콘셉트를 잡고, 촬영을 도와주는 방식이다. 평균 2시간 진행에 10만원 선의 가격대가 책정돼 있다.


업체에서는 “보정도 안 되고 편집도 안 되기 때문에 지원자 대부분이 샵에서 헤어, 메이크업을 준비하고 온다”라며 “인스타그램 촬영은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해 혼자 촬영이 불가해 촬영까지 도와준다”고 말했다.


재주캐스팅은 오는 10월 6일 24시 접수를 마감한다. 이후 임원면접과 신체검사는 기존 채용 방식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박해나 기자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