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 했던가.

취준이 힘들어질수록 이를 꼬집는 용어도 재치있게 등장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취업 신조어는

재밌기도 하지만, 청춘의 애환도 느껴진다.



[카드뉴스] 취업 신조어, 어디까지 알고 있니?


1. 오스트랄로'스펙'쿠스에서 호모'인턴'스로


[카드뉴스] 취업 신조어, 어디까지 알고 있니?


취준생의 변화 행태를 원시 인류의 진화 단계로 빗대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과거, 토익과 학점 같은 기본 스펙만으로도 취업이 어렵지 않았던 취업 호황기의 세대가 ‘오스트랄로스펙쿠스’라면, 요즘 세대의 취준생들은 완벽한 스펙이 있어도 인턴만 하는 ‘호모인턴스’라는 것. 좋은 스펙을 갖고 있어도 정규직 채용이 힘든 요즘 세태를 꼬집는 말이라 할 수 있겠다.


2. 인턴에도 계급이 있다?


[카드뉴스] 취업 신조어, 어디까지 알고 있니?


인턴에도 나름의 계급이 존재한다. 인턴생활이 길거나, 여러 인턴을 하다 보니 한 기업의 부장만큼 풍부한 경험이 쌓인 인턴을 두고 ‘부장인턴’이라 일컫는다. 나름 인턴 세계의 높은 ‘짬밥’을 자랑하는 ‘부장인턴’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정규직 채용이 힘들다는 것을 뜻한다.


또 작년부터 유행했던 수저 계급론과 유사한 어휘도 등장했다. 금수저와 인턴을 합친 합성어인 금턴은 인맥과 같이 속칭 ‘빽’이 있어야 하는 좋은 인턴 자리에 있는 사람. 반면 흙턴(흙수저+인턴)은 같은 인턴이라도 일도 잘못 배우고 단순 노동만 하는 인턴을 이르는 말이다. 이 둘은 같은 인턴이라도 대우는 물론, 급여에도 차이를 보인다.


3. 이건 뭐, 추석 선물세트도 아니고


[카드뉴스] 취업 신조어, 어디까지 알고 있니?


취업을 위해 갖춰야할 요건이 점점 늘고 있다. 학벌, 학점, 토익점수는 기본이고 자격증, 어학연수는 이제 너무 당연한 추가요소. 여기에 요즘에는 공모전 입상, 인턴 경험, 봉사활동은 물론 성형수술까지 포함된다. 취업 3종, 5종, 9종. 이쯤 되면 도대체 언제까지 수가 늘어날지 궁금하다.


4. 영원히 고통 받는 청춘들


[카드뉴스] 취업 신조어, 어디까지 알고 있니?


청춘의 힘든 시기를 풍자하는 용어도 인기다. ‘대 2병’은 정신없이 수능 공부만 하다 대학에 온 뒤, 갑자기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고 방황하는 대학생 2학년 시기를 뜻한다. 기존에 있던 ‘중 2병’과는 대비되는 말로, 중2가 대책 없이 패기 넘쳤다면 대2는 대책 없이 주눅들어있다.


또 ‘사망년’은 취준을 위해 스펙준비, 학점관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죽을 만큼 고생하는 3학년 시기를 말한다. ‘사망’과 ‘삼학’이 발음이 비슷해 과격하긴 하지만, 그만큼 공감된다는 반응이다.


더불어 ‘십장생’이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요즘에는 ‘10대조차 장차 백수가 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학에 가기 전부터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청춘의 고통이 느껴진다.


5. 자소서, 넌 날 미치게 해


[카드뉴스] 취업 신조어, 어디까지 알고 있니?


자기소개서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담긴 용어도 있다. 자기소개서 공포증에 시달려 자기소개서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킬 것 같다는 ‘자소서포비아’는 물론, 1차 서류 합격만으로도 기쁨을 느낀다는 ‘서류가즘’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취업의 첫 관문인 자기소개서에 그만큼 부담감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 사진 김민경 인턴기자 apea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