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한 달간, 다수의 기업이 전국 대학에서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회사를 소개하고, 양질의 취업 정보를 전달한다’는 취지는 같지만 기업마다 설명회 풍경은 천차만별. 발바닥에 땀나도록 한 달 내내 설명회를 돌아다녔던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들이 기업별 채용설명회 양상을 비교했다.


People profile heads. Vector background pat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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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한 선물 공세 스마일게이트·LG생활건강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예비 지원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기업이 준비하는 채용설명회 ‘선물’. 1만원 선의 선물을 증정하는 것이 보통인데, 나름 고가(?)의 선물을 준비해 눈길을 끈 기업도 있었다.


온라인게임 개발업체 ‘스마일게이트’는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학생 전원에게 블루투스 스피커를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스마일게이트에서 전달한 스피커는 판매가 6만 9900원 상당의 제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학생들은 LG생활건강의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득템’의 기쁨을 누렸다. 숨, 더페이스샵, VDL 등 인기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답게 학생들에게 다양한 뷰티 제품을 선물한 것.


LG생활건강에서 학생들에게 전달한 선물 보따리 안에는 숨 여행용 스킨케어 세트, 더페이스샵 CC 쿨링 쿠션&틴티드 립밤, VDL 립스틱, 디어패커 홍차팩, 카카오 치약, 코카콜라 음료 등이 들어있었다. 이는 판매가 7~8만원 상당의 구성이다.


왜 이렇게 사람이 없나요? 분위기 썰렁 쿠팡

소셜커머스 업계 1위라는 자부심 넘치는 쿠팡이지만, 학생들 사이에서의 인기도는 그닥? 서강대에서 진행되었던 쿠팡 채용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 수는 겨우 10명 남짓이었다. 넓은 강의실의 공기가 어색해질 정도로 적은 학생들의 참석에 인사담당자도, 학생들도 몹시 당황~


선물 공세 ‘LG’, 같은 말만 반복하는 ‘CJ’… 9월 채용설명회 누가누가 잘했나?



분위기 화기애애 삼성물산 건설부문·대림그룹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인사담당자들은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가 좋기로 소문나있다. 아직도 학생들 앞에서 ‘갑질’하는 기업들이 있는 것에 비해, 삼성물산 건설부문 인사담당자들은 겸손한 태도로 학생들을 응대했다. 채용설명회가 끝난 뒤에도 추가적인 질문에 모두 답변하고 친절한 안내를 해 취업준비생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대림그룹은 채용설명회 후 학생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설명회장소 근처의 식당을 예약해 학생들이 저녁식사를 하며 동문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 올 하반기에도 서울대, 한양대 등에서 채용설명회가 끝난 후 학생들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내년에는 분발하세요! 아모레퍼시픽·CJ·한화

학생들에게는 ‘복붙’하지 말라면서, 인사담당자들은 왜 매년 똑같은 설명회 자료를 갖고 오는 것일까?


아모레퍼시픽은 올 상반기와 똑같은 채용설명회 자료를 하반기에도 들고 왔다. 설명 내용도 비슷해 상반기 채용설명회로 타임 루프한 듯한 기분을 느꼈다.


CJ푸드빌도 마찬가지. CJ푸드빌 인사담당자는 상반기에 설명회에서 말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관련한 멘트를 토씨하나 안 틀리고 똑같이 말했다.


한편, 설명회가 진행되는 학교의 학생들을 편애하는 듯한 발언을 한 기업 담당자들도 있었다. 한화 방산의 한 임원은 연세대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연대생처럼 공부 많이 한 사람이 회사에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 너희 뽑으러 여기까지 온 거다”라고 말했다.


채용설명회는 해당 기업에 관심 있는 타대생도 참석이 가능한 행사인데, 이런 담당자들의 반응은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온 타대생들의 입사 의욕을 꺾어 버리기 일쑤다.


박해나 기자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