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하반기 공채, 예년보다 이른 8월 말 시작 예정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직무별 도움되는 경험’

달인채용, 인적성검사 허들 일반채용보다 낮다


KT 인사담당자 “달인채용, 2점대 학점도 비전공자도 다 괜찮아요”


이재민 KT 인재채용팀 과장. 사진=김기남 기자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채용시장을 들썩이게 한 일이 있다. KT가 전공이나 학점과 상관없이 온전히 직무역량 위주로 평가하는 ‘달인채용’을 도입한 것이다. 그 이후로 지금껏 많은 취업준비생이 관심을 가졌지만 아직 정보가 충분치 않은 상태.


이에 7월 28일, 서울 광화문 KT 신사옥 East에서 신입 채용을 담당하는 이재민 KT 인재채용팀 과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 하반기 공채 계획 소식은 덤.


달인채용 선발 인원은 어느 정도인가.


절대평가라 선발 인원이 유동적이다. 단, 달인채용을 포함한 스타오디션 등의 열린채용으로 전체 공채규모의 10~20%를 선발한다. 달인채용 지원자는 전체의 1~5%정도 된다.


달인채용 전형은 어떻게 되나.


일반채용과 모집 시기는 같지만 모든 전형에서 달인채용만 따로 평가한다. 절차는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1차면접, 2차면접 순이다. 서류전형에서는 졸업시기 같은 최소한의 지원자격요건만 본다. (학교와 학점도 기입하나?) 기입하도록 하지만 큰 고려 대상은 아니다. 문과생이 소프트웨어에 취미가 있어서 관련 직무를 위해 준비한 것들을 충분히 적으면 된다. 간호 전공자가 유통채널관리자로, 인문계열 출신이 보안부문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경우도 있다.


최소한의 지원자격요건이란 무엇인가.


졸업연도다. 입사 전 졸업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작년 하반기 대졸공채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2016년 2월에 졸업해야 한다.


나이제약은 없나.


나이는 정말 열려있다. 전민규 사원(KT 삼수생, 달인채용으로 서른에 ‘날다!’ 기사 참)이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법적으로 청년(만 19~39세)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자격증은 어떻게 평가하나.


자격증 같은 정량적 수치를 평가하는 데 거리낌을 갖는 취업준비생이 많은데, 단순히 자격증 개수를 보는 게 아니라 그 자격증을 통해 해당 직무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보는 것이다.


스타오디션과는 어떻게 다른가.


스타오디션은 저스펙 고역량 지원자의 서류전형 합격자를 늘리기 위한 방도다. 또 자기PR을 통해 서류면제 혜택을 받은 뒤에는 일반채용과 똑같이 시험을 치르게 된다.


다음 전형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인적성검사는 허들이 일반전형보다 낮다. 달인이 필기시험 때문에 떨어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많은 지원자가 인적성검사를 많이 어려워하는데 수학(修學)능력을 평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국사를 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인데, 달달 외워서 푸는 문제는 지양한다. 대신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현장이 필요로 하는 실무지식 간 간극을 좁힐 수 있는 기본 습득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1차면접은 실무면접으로 직무관련 평가가 이뤄진다. 이때 직무를 심도 있게 묻는다.


직무면접은 어떻게 이뤄지나.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보면 직무별로 면접방식이 다르다. 경영관리나 영업마케팅 등 비이공계열은 10명이 한 조가 돼 4시간 동안 각종 과제를 수행하고 토론하게 된다. 질문 주제는 90% 이상이 직무관련이다. 시사이슈 등의 문제는 없다. 단 통신에 관한 사회이슈가 제시될 수는 있다. 이와 함께 인성면접을 통해 자소서 내용을 검증한다. 반나절 동안 쉼 없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공계열은 실질적으로 코딩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등 직무에 관한 PT문제를 제시한다. 문제를 풀고 난 뒤 풀이과정을 발표하는 형태다. 문제해결능력을 보기 위해서다. 이후에는 비이공계열과 마찬가지로 자소서 검증면접이 이어진다. 하반기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올 상반기를 보면 달인채용의 선발직무도 다양하다. 각 직무별로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을 힌트로 준다면.


달인채용은 워낙 다양한 경험이 모이는 장이다. 기업의 인턴이나 아르바이트부터 쇼핑몰 창업, 아버지의 농작물을 온라인채널 통한 판매 등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경험도 있다. 이공계열 같은 경우는 휴대폰 어플을 직접 만들어 온라인스토어에 등록한 지원자도 있다.


채용직무는 크게 영업마케팅과 개발부문으로 나뉜다. 영업마케팅은 다시 유통채널관리와 비즈영업이 있는데 많은 지원자가 이 두 직무를 영업으로 한 데 묶어 생각한다. 상당히 다르다. 유통채널관리는 대면영업이 아니라 회사를 대신해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을 돕는 조력 부서다. 단순히 영업력만 강조한다면 자칫 초점이 달라질 수 있다. 정말 일대일 영업을 하는 곳이 바로 비즈영업이다. 이곳은 고객사가 불편함이 없도록 수시로 관리해주는 곳이다.


영업은 아무래도 직접 채널을 관리한 경험을 어필하면 도움이 된다. 그래서인지, 판매점 경험을 적은 지원자가 굉장히 많은데 다 같은 경험이 아니다. 예를 들어 판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면 단순히 상품을 몇 개 팔았다가 아니라 그 안에서 새롭게 시도한 것이라든가 이를 통해 얻은 새로운 시각 등을 알려줘야 한다.


IT는 소위 ‘덕후’가 유리하다. 나도 IT를 전공했는데 이 계열의 친구들 중 컴퓨터나 코딩기술 자체를 좋아해서 혼자 열심히 이것만 파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친구들을 원한다. 학점이 2점 초반이든 4점이든 상관없다. 대신 직접 앱을 개발해 등록해봤다든가, 관련 대회 등에서 객관적으로 실력을 검증받은 이력을 보여 달라.


달인채용을 시행한지 올해로 4년째다. 성과는 어떠한가.


매년 신입사원의 인사고과를 매기는데 이때 달인채용 입사자 중 우수자 비율이 월등히 높다. 최우수 성적 비율도 일반신입보다 높다. 부서장들도 업무에 적응하는데 탁월하다고 평가한다. 특별 채용이기 때문에 스스로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앞으로의 달인채용 계획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엔 일반채용도 직무중심으로 선발하고 있기 때문에 인원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듯하다. 지금 규모로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일반채용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올해는 평소보다 조금 이른 8월 말쯤 공고를 열 생각이다. 9월 중순에 추석이 끼어있는데 추석 때 만큼은 자기소개서 부담을 덜고 쉬었으면 해서다. KT의 올 한해 채용규모 450명 중 올 하반기에 절반 이상을 선발하는데 이번에는 다른 그룹사도 참여하기 때문에 규모는 조금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전과 달라지는 전형은 없나.


대부분 비슷할 것 같다. 너무 자주 바꾸면 지원자들이 혼란스러워 할 수도 있다. 올 상반기 도입한 직무중심 채용 기조도 계속 유지한다.


마지막으로 KT 지원자에게 입사 조언을 해 준다면.


어느덧 하반기 채용이 시작된다. 매번 채용을 준비할 때마다 내 취업준비생 시절이 생각한다. 우선 결과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원자가 부족한 게 아니라 워낙 채용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합격비결이라면 타깃팅을 추천한다. 대부분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수백 개 기업에 지원하는데 확률을 높이는 것도 좋지만 5개미만의 타깃회사를 정해 이곳을 집중적으로 준비해 보면 어떨까. 많은 곳에 지원하면 시간에 쫓겨서 계속 복사-붙여넣기를 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읽은 자소서가 몇 만장이다. KT를 타깃팅한 자소서와 그렇지 않은 자소서는 눈으로 구분할 수밖에 없고 전자에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얼마나 잘 썼는지를 떠나서 관심이 보이기 때문이다.


또 직접 발로 뛰어라. 예를 들어 유통채널관리라고 해도 백화점과 통신사가 다르고 또 통신사끼리도 천지차이이기 때문이다. 직무정보를 얻으려면 선배를 찾아갈 수도 있고 회사별 사이트를 들어가도 좋다. 물론 직접 발로 뛰어서 얻을 수도 있다. 단 수십 수백 개 회사를 이렇게 준비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까 말한 것처럼 5개 회사에 집중하라.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