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성공스토리] “90%가 특수부대 출신, 사람 구하는 직업이죠”


20kg이 넘는 산소통을 짊어지고 바다 위로 뛰어든다. 내리치는 파도가 두려울 법도 한데 한 치의 망설임이 없다. 해양경찰구조대원은 ‘바다에 뛰어드는 직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는 조현철 구조대원. 그는 아버지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 해양경찰구조대원을 선택했고, 이제는 국민의 생명을 위해 바다에 뛰어든다.


[취업성공스토리] “90%가 특수부대 출신, 사람 구하는 직업이죠”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강원도 속초 인근 해양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를 총괄하고, 인명구조를 최우선적으로 맡고 있다. 실종자 수색, 침몰·전복 선박구조, 추락사고 및 응급 구조 등을 주로 한다. 전 근무지였던 목포에서는 중국어선 퇴거 및 나포 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해양경찰구조대원의 하루 일과는 어때요?

현재는 인력이 부족해 48시간 막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면 우선 장비 점검을 하고, 두 시간 이상 잠수 또는 레펠 훈련을 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장비 연구 등 자기계발 시간을 갖고, 이튿날 아침까지 근무하는 시스템이다.


해양 근무다 보니 여름철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여름철에는 비수기 대비 사건·사고 발생률이 높아 구조대원들도 평소보다 긴장을 많이 한다. 항상 출동 태세를 갖추고, 장비도 꼼꼼하게 정비한다.


해양경찰구조대원을 선택한 계기는요?

졸업하고 스무살에 바로 군 입대를 했고, 적성에 맞아 4년 3개월 동안 부사관으로 복무했다. 제대 후 소방관이 되고 싶어 필기시험을 준비했는데 너무 어렵더라.(웃음) 그러던 중 군대 동기가 해양경찰특공대라는 직업을 소개해줬는데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양경찰특공대는 필기시험이 따로 없었다.(웃음) 체력시험을 준비하고 1년 만에 합격했다. 아버지께서 바다에서 일을 하신다. 부모님의 일터를 내 손으로 지킬 수 있다는 생각도 크게 작용했다.



취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체력시험은 수영, 스퀘어파이프 조립, 달리기, 허들, 턱걸이 등 과목별로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특전사 출신이고, 운동을 좋아하다보니 힘들지는 않았다.



구조대 분위기는 어떤가요?

우리 구조대원의 90%이상이 특수부대 출신이라 삭막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수다도 많이 떨고, 즐겁게 근무하고 있다.(웃음)



연봉 및 복지 혜택은?

연봉은 대략 6~7,000만 원 정도 받는다. 일반 공무원에 비해 많은 편이지만, 한 달에 15일 이상 구조대에서 생활한다. 초과근무수당이 많은 편이고, 복지는 일반 공무원과 비슷하다. 주변 선후배 중에 소방관이 많이 있는데 그쪽은 확실히 복지가 열악한 것 같더라.



구조대원으로서 힘든 점이 있다면요?

생사를 넘나드는 사람들을 많이 접하기 때문에 구조 이후에 안 좋은 상황을 볼 때가 종종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니 구조대원 대부분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기도 하다.



특별히 기억나는 사건이 있나요?

부산에서 근무할 때였는데, 기상이 궂은 날 한 바지선이 피항하는 도중 예인하던 와이어 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파도가 굉장히 높았던지라 바지선이 연안으로 떠밀려 암초에 부딪혔다. 기관장을 포함해 7명이 승선해있어 위험한 상황이었고, 최초 신고자가 사고 발생지역을 ‘감지해변’이라고 하더라. ‘감지해변’은 정식 명칭이 아니라 동네 토박이들이 부르는 별칭이었는데, 당시 부모님이 그 근처에서 일을 하셨기 때문에 ‘감지해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는데 무사히 인명 구조를 할 수 있었다.



해양경찰구조대원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현직에 있는 사람들과의 정보 공유가 중요하다. 시험과목이 수시로 바뀌는 편이기 때문에 아는 만큼 준비할 수 있다. 관련 커뮤니티에 수시로 드나들고,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해양경찰구조대원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직업이다. 항상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최지현 인턴기자 jh0309@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