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들이 여름방학을 앞두고 본격적인 취업 준비에 돌입했다. 취업에 대한 간절함만큼이나 난생 처음 겪을 회사생활에 불안감도 클 것이다. ‘눈치껏’, ‘요령껏’이 매뉴얼인 사회에서 야무지게 살아남을 수 있는 처세술을 공개한다.


1. 전화 예절


[1618] 직딩이 알려주는 더 리얼한  ‘회사생활 처세술’


"현장학습 때 사무실로 전화가 왔어요. 밝은 목소리로 “여보세요~”를 외치며 해맑게 전화를 받았다가 선배에게 혼났어요. 전화 예절도 모르냐고 그러시는데, 업무 전화는 도대체 어떻게 받아야 되나요?" OO물산 영업팀 이OO 주임(19)



직딩의 처세술

전화를 받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인사말 + 부서 + 이름]이다. 예를 들어 “감사합니다. OO기업 영업팀 홍길동입니다”정도가 무난하다. 밝고 활기찬 목소리는 기본. 추가적으로 본인만의 인사를 만들고 싶다면 회사나 부서의 특성을 녹여 넣어라. 예를 들어 IBK기업은행은 “참 좋은 은행, IBK기업은행입니다”, NH농협은 “같이의 가치, NH농협입니다”라며 전화를 받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리는 신입사원이라는 것. 개성도 좋지만 오버하지는 말자. 기본에 충실하면 중간은 간다.



TIP 놓치기 쉬운 전화 예절

? 상대방이 먼저 끊을 때까지 기다리기

? 통화 중 다른 사람과 잡담하지 않기

? ‘전화 매뉴얼’을 책상 앞에 붙여 놓기

? 다른 사람의 전화를 대신 받은 경우 수신자, 받은 시간, 회신 번호, 간략한 전달 사항 메모하기




2. 존칭 사용법


[1618] 직딩이 알려주는 더 리얼한  ‘회사생활 처세술’


"인턴 3개월 차입니다. 얼마 전 “부장님, 대리님께서 준비하신 자료입니다”라고 보고했다가 부장님이 “부장이 위냐, 대리가 위냐”라며 호되게 혼내셨어요. 다들 저보다 직급이 높은 분들 뿐이라 무조건 존칭을 쓰려고 하니 실수를 하게 되더라고요. 헷갈리는 존칭 사용법, 너무 어려워요."

△△기업 홍보팀 조OO 인턴사원(19)



직딩의 처세술

높은 직급의 사람 앞에서 그보다 낮은 사람을 지칭할 때는, 다른 사람을 낮춰 말해야 한다. 이를 ‘압존법’이라고 한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누군지 생각하자. 사연 속 보고받는 대상은 ‘부장’이고, 부장은 대리보다 직급이 높다. 따라서 “부장님, OO 대리님께서 준비하신 자료입니다.”가 아니라 “부장님, OO 대리가 준비한 자료입니다.”고 말해야 한다.

?회사 내 직급

사원 < (주임/계장) < 대리 < 과장 < 차장 < 부장 < 상무 < 전무 < 이사 < 대표이사(CEO)



TIP 나이 많은 후배가 생겼다면?

후배에 대한 호칭은 사원이라면 OO씨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 혹 직급이 있다면 직급으로 부른다. 상사에게 소개할 때는 “OO 부장님, OOO 사원입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3. 문서작성법


[1618] 직딩이 알려주는 더 리얼한  ‘회사생활 처세술’


"갓 입사한 신입사원입니다. 저는 기획안과 보고서를 단번에 통과 받은 적이 없습니다. 학교 다닐 땐 학급 서기를 맡을 정도로 나름 문서 작업을 잘 하는 편이었는데, 회사에서는 늘 ‘다시’란 말을 듣고 살아요. 도대체 어떤 서류가 잘 만들어진 서류인가요? 서류 잘 쓰는 법 좀 알려주세요."

OO신문 경영지원실 나OO 사원(20)



직딩의 처세술

모든 문서의 기본은 핵심을 알기 쉽고, 깔끔하게 작성하는 것이다. 장황한 글보다 도표와 수치, 사진을 이용하면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서류를 제출하기 전에 맞춤법과 오타를 꼭 확인해야 한다.


? 회의록 작성법

대부분 회의록은 크게 회의안건, 회의내용과 결정사항으로 분류해 작성한다. 회의안건은 우선순위 순으로 배치한다. 이때 우선순위란 중요도와 마감일을 기준으로 한다. 회의록은 쓱 훑어봐도 기억이 새록새록 나도록 꼼꼼하게 작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회의가 끝난 후 24시간 안에 회의 참석자들에게 회의록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


? 업무일지

업무일지는 업무요약, 진행상황, 특이사항 등을 작성하는 보고서다. 이는 업무 공유에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세부적인 사항을 꼼꼼하게 기입한 업무일지가 좋은 일지다. 예를 들어 생산직의 업무일지라면, 현재 생산현황과 출고량, 입고량, 재고량 등을 정확한 숫자로 기재하는 것이 좋다.


? 이메일 작성법

이메일은 간단명료하게 작성해야 한다. 1/3이 넘어가면 읽는 이는 집중력을 잃게 된다. 메일 제목은 ‘~요청’, ‘~보고’, ‘~관련’, ‘~의 건’ 등으로 작성하면 수신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이메일 본문은 내용의 기승전결에 해당하는 사항을 1~2줄로 요약해 작성하자.



TIP 아는 사람만 쓴다는 ‘참조’ 이용하기

‘참조’는 해당 업무의 참고자를 수신인에 포함하는 것이다. 해당 업무를 알고 있어야 하는 사람이거나 간접적으로 업무를 돕는 협조자를 참조자로 지정할 수 있다. 해당 업무 담당자의 상사를 참고자로 설정하면 업무를 독촉하는 일 없이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다.





4. 회식 대처법


[1618] 직딩이 알려주는 더 리얼한  ‘회사생활 처세술’


"3학년 1학기에 취업을 했습니다. 저희 회사는 회식을 자주 하는 편인데, 할 때마다 부장님께서 술을 권하십니다. 아직 미성년자라 매번 거절하는데, 그럴 때마다 버릇없는 신입사원이 된 것 같아 불안합니다. 어떻게 하면 요령껏 술자리를 피할 수 있을까요?"

☆☆여행사 업무지원팀 최OO 사원(19)



직딩의 처세술

“여기서는 괜찮아~”, “어른이 주는 술은 마셔도 돼~”처럼 말도 안 되는 유혹에 넘어가면 안 된다. 미성년자라는 걸 기억하자. “죄송하지만, 현행법 상 마실 수 없습니다. 어른이 되면 그때 마실게요.”라며 부드럽고 센스 있게 넘어가자.



TIP 흔한 직딩들의 술 피하는 방법

이 인턴 (5개월 차) 조금 으슥한 곳에 앉아서 탁자 밑에 미리 놓아둔 컵에 몰래 버리세요. 걸리면 숙취보다 무서운 잔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유의하시길!

황 사원 (2년 차) 한약을 먹고 있다고 하세요. 혹 누군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면, 한약 한 봉지를 가방 속에 넣고 다니세요.

김 대리 (5년 차) 건강이 안 좋다고 하세요. 이 방법은 물밑작업이 중요해요. 평소에 술과 관련된 가족력이 있다고 자주 얘기하세요. 그리고 술자리에서 완강히 거부하면 대부분 넘어갑니다. 저는 전 직장에서 간이 안 좋다고 했는데, 간 약을 사주며 술잔을 채워주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무조건 생명과 직결됨을 강조하시길…

박 과장 (8년 차)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선배와 눈을 마주치지 마세요. 괜히 잘못 걸렸다가 쭉쭉 들이키게 될 수도 있어요. 원 샷을 권하지 않는다면 여러 차례 끊어 마시며 정신력을 비축해두세요.


최지현 인턴기자 (jh0309@hankyung.com)│일러스트 이혜주 서울디자인고 2학년

도움 우용표 <신입사원 상식사전>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