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력 최고 ‘정치짤방’, 대학생이 만들었다! “저 아직 무사합니다”

△ 사진 정치짤방 캡처


슬쩍 봐서는 평범한 정치인들의 사진. 여기에 촌철살인 한 마디가 더해져 그야말로 빵 터지는 ‘짤방’이 완성됐다.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politicianjjal) 및 트위터(@politician_jjal)에서 만날 수 있는 ‘정치짤방’은 매일같이 역대급 짤방을 생산해 내며 많은 이들의 위험한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도대체 누가 이 정치짤방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 어렵게 운영자와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의 평화로운 일상을 지켜주기 위해 자세한 신원은 밝히지 않는다.


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대학교에 재학 중인 남학생입니다. 현재 2학년이고요. 따로 하는 일은 없고 학교만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학생이라니 놀랍네요. 전공은 어떻게 되나요?

철학과 전공에 법학과 복수전공을 하고 있습니다. 졸업 후에는 국회에서 일하는 게 꿈입니다.


‘정치짤방’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시작은 고등학생 때였어요. 고등학교 2학년 중반쯤이었나?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트위터를 사용했는데, 당시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고 제목 붙이는 것이 유행이었어요. 저는 정치에 관심이 많았는데 정치 관련 분야에도 그런 것을 활용하면 재미있겠다 싶더라고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었죠.

‘정치짤방’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단순히 ‘재밌겠다’ 라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그런데 사람들 반응도 크고 저도 만드는 것이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목표를 하나 잡았어요. ‘정치짤방을 통해 정치에 관심 없고 정치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정치에 흥미를 갖게 하자’는 것이죠.


드립력 최고 ‘정치짤방’, 대학생이 만들었다! “저 아직 무사합니다”

△ 사진 정치짤방 캡처


‘정치인’을 짤방에 등장시킨 이유는 뭐죠?

고등학생 때부터 또래들에 비해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어요. 그래서 짤방에 정치인을 등장시켰죠. 그리고 정치인들이 이곳저곳 다니면서 사진을 많이 찍잖아요. 그중에 되게 웃긴 것도 많고 짠한 것도 많아요. 짤방용 사진을 고르다보면 정치인들이 참 많이 돌아다니고 고생하는구나 싶더라고요.


혼자 운영하고 있는 건가요?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니라 혼자 운영하고 있어요. 누가 저보다 웃기게 만들 수 있다면 그 사람한테 넘겨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힘들게 ‘정치짤방’을 만드는 이유가 궁금해요.

정치짤방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좀 더 편하게 느끼고 익숙하게 생각한다면 되는 것 같아요. 정치를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제 사진이라도 보고 웃어주시면 저는 고맙죠. 저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이 좋은 정치라고 생각하거든요.


드립력 최고 ‘정치짤방’, 대학생이 만들었다! “저 아직 무사합니다”

△ 사진 정치짤방 캡처


‘정치짤방’의 아이템은 어떤 과정으로 찾나요?

뉴스 기사를 보다가 ‘코멘트를 달 수 있겠다’, ‘재밌겠다’ 싶은 사진을 보면 따로 저장을 해요. 바로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사진도 있고 뭔가 나올 것 같지만 바로 떠오르지 않는 사진도 있죠. 그런 것은 저장해두었다가 다음에 다시 보면서 제목을 떠올려요.


직접 만든 짤방 중 가장 명작이라 꼽을 수 있는 것은?

딱히 명작이라고 생각되는 건 없네요. 저는 엄청 웃기다고 올렸는데 반응이 별로인 것도 있었고, ‘이건 뭐 그냥 코웃음칠만하네’하면서 올렸는데 반응이 정말 좋은 것도 있었어요. 아직 명작은 없는 것 같아요.


그만두고 싶을 때, 힘이 되어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댓글의 힘이 커요. 웃어주시고 즐겨주시면 저는 고맙죠.


드립력 최고 ‘정치짤방’, 대학생이 만들었다! “저 아직 무사합니다”

△ 사진 정치짤방 캡처


많은 사람들이 ‘정치짤방’ 운영자가 잡혀가진 않을지 걱정하고 있어요. 혹시 협박이나 위협을 받은 적은 없나요?

전혀 없습니다.


‘진짜 잡혀가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될 때는 없나요?

이걸로 잡아가지는 않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딱히 위기나 불안감은 없는데 요즘은 하도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주셔서 가끔씩 ‘혹시 잡혀가면 어떡하지’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가볍게 생각하긴 하는데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별로 두렵지 않아요.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주변 사람들은 ‘정치짤방’ 운영자라는 정체를 알고 있나요?

제가 ‘정치짤방’ 운영하는 것을 친구가 옆에서 보게 돼 한번 들킨 적이 있어요. 소문이 나 주변에 몇몇 친구들은 알아요. “너처럼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은 처음봤다”, “페북에 뜨던 드립이 네 드립이었구나” 이런 반응이더라고요.


짤방을 보면서 기가 막힌 아이디어와 드립력에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아이디어는 사진을 보고 떠오르는 것을 쓰죠. 가끔 댓글이나 페이스북 메시지로 아이디어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정말 감사하지만 제 기준에 재미없으면 안올려요.


드립력 최고 ‘정치짤방’, 대학생이 만들었다! “저 아직 무사합니다”

△ 사진 정치짤방 캡처


가장 욕심나는 정치인은 누구인가요? 일종의 뮤즈라고 할 수 있겠죠.

안철수 의원이요. 표정이 너무 다이나믹해서 아이디어가 제일 잘 떠오르는 정치인 중 한명이죠.


‘정치짤방’ 앞으로도 계속 되나요?

많은 사람들이 정치짤방을 통해 정치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 목표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이걸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제 생활이 바쁘면 잘 안하기도 해서 ‘언제까지 해야지’라는 계획은 없어요. 하지만 큰 이유가 없다면 계속할 것 같아요.


박해나 기자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