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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썸니아]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매혹적인 특수효과. 하지만 마지막까지 밀어붙이는 힘의 부재


장르: 공포·스릴러·판타지

러닝타임: 97분 / 개봉: 2016년 5월 26일

감독: 마이크 플래너건

출연: 케이트 보스워스, 토마스 제인, 제이콥 트렘블레이

한줄 평: “에이 설마?” 했던 추측이 결말이 되어버린. ★★★☆☆

<시놉시스>

잠이 드는 순간 또 다른 공포가 시작된다!

사고로 아이를 잃은 젊은 부부 ‘제시’(케이트 보스우스)

‘마크’(토마스 제인)‘코디’(제이콥 트렘블레이)을 입양한다.

유난히 잠들기를 두려워하는 ‘코디’가 잠든 후

아름다운 나비들과 함께 등장한 죽은 아들 ‘션’을 보게 되고

이를 통해 부부는 ‘코디’의 꿈이 현실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죽은 아들을 보기 위해 ‘코디’를 잠재우는 ‘제시’와 ‘마크’는

아이가 잠든 후 벌어지는 실종과 끔찍한 사건들 속에서도 욕심을 멈추지 않는다.

결국 ‘코디’에게 수면제까지 먹이게 되는 그날 밤.

아이의 악몽이 시작되면서 깨어날 수 없는 공포가 다가오는데…….


영화 [썸니아]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매혹적인 특수효과. 하지만 마지막까지 밀어붙이는 힘의 부재



입양된 아이가 일으키는 ‘공포’는 <오펀; 천사의 비밀>, <조슈아>, <오멘> 등의 영화에서 많이 사용한, 그래서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소재다. 영화 <썸니아> 역시 마찬가지로 입양된 아이에 대한 부족한 정보가 이끌어 내는 공포를 담고 있다. 이전의 영화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판타지적인 요소와 매혹적인 특수효과 정도랄까.

<썸니아>의 입양아 ‘코디’는 잠들기를 두려워한다. 그 이유는 자신의 꿈이 현실로 실현되기 때문이다. 그의 양부모들은 환상을 현실화시켜주는 그의 능력을 축복이라 여기며, 매혹적인 환상이 유지되기를 고대한다. 특히 제시와 마크는 죽은 자신의 아들을 보여주는 코디에게 일부러 션의 영상을 보여주는 등의 행동으로 더욱 ‘진짜’같은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M256 Kate Bosworth and Thomas Jane star in Relativity Media's "Before I Wake".

Photo: Courtesy of Relativity Media

Copyright:   2014 QNO, LLC
M256 Kate Bosworth and Thomas Jane star in Relativity Media's "Before I Wake". Photo: Courtesy of Relativity Media Copyright: 2014 QNO, LLC


하지만 환상은 결코 현실이 될 수 없다. ‘코디’가 보여준 죽은 아들 션 역시 껍데기에 불과했다. 과거의 영상을 투영하는 영사기처럼 말이다. 하지만 제시와 마크는 멈추지 않는다. 영화 <썸니아>의 공포는 이러한 사람의 보편적이고도 불편한 본성을 드러내는 것에서 시작된다. 잃은 아이의 대용품으로 새로운 아이를 이용하는 그릇된 ‘모성’(이라 포장된 욕망)을 솔직하게 나타냄으로서 독특한 공포감을 부른다. 피가 낭자하거나 폭력적이고 고문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지만 충분히 불편하고 인상이 찌푸려진다.

영화는 코디의 ‘악몽’까지도 현실로 실현되면서 절정으로 나아간다. 이전의 환상들이 다양한 색의 나비와 따뜻한 빛으로 구성된 반면, 사람을 잡아먹는 ‘캔커맨’이 등장하는 악몽은 흑색 나비들과 뾰족한 나무들이 나타나 긴장감을 더한다.



영화 [썸니아]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매혹적인 특수효과. 하지만 마지막까지 밀어붙이는 힘의 부재



영화의 결말은 코디가 꾸는 악몽의 실체인 ‘캔커맨’의 정체를 밝히며 끝난다. 영화의 중후반까지 끌고 왔던 긴장감을 마지막까지 밀어붙이지 못한 채, 뻔한 결말로 맥없이 끝나버린다. 아쉬움이 진한 이유는 그만큼 영화의 연출과 특수효과가 기대이상이었기 때문이다.

“7살 무렵의 어린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자신만의 공포스러운 대상을 생각해낸다”라고 작품의 시작에 대해 설명한 플래너건 감독의 말처럼 영화 <썸니아>는 ‘어린 아이’와 ‘공포’라는 개념을 잘 버무려냈다. 마치 설렁탕를 먹는 것처럼 정제된 연출 속에서 드러나는 공포를 우아하게 표현해냈다. 다만, 먹고 난 뒤 바닥에 머리카락 한 올을 발견한 것처럼 끝이 쓰다. 그게 아쉽다.



지연주 인턴기자 sta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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