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동아리] "드론 연습하는데 학교 옆 군부대에서 찾아오기도 했다니까요"


[특별한동아리] "드론 연습하는데 학교 옆 군부대에서 찾아오기도 했다니까요"


목요일 5교시, 고양고등학교 운동장 위에서는 비행접시가 학교를 정찰하는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윙-윙-’ 벌떼 소리를 내며 하늘을 비행하는 무인 항공기 드론이 그 정체다. 신학기가 무르익은 3월, 교내 한복판에서 항공 촬영에 한창인 고양고 드론항공촬영반 학생들을 만났다.



[특별한동아리] "드론 연습하는데 학교 옆 군부대에서 찾아오기도 했다니까요"



‘드론항공촬영반’은 어떤 동아리인가요?

이석진 (3학년/A반 동아리장) 드론의 기본적인 조종 방법과 활용법에 대해 공부하는 동아리예요. 현재 인원이 많아 A반과 B반으로 나눠져 있는데, 각각 시뮬레이션 훈련과 드론 조종법을 익혀요.

하동윤(3학년/B반 동아리장) 최근 군대에서 드론을 이용해 다양한 전술을 펼치고, 미국의 ‘아마존’과 ‘구글’에서 드론을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배달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저희 동아리도 세계적인 동향에 맞춰 최신 정보 통신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개설됐어요.


동아리에선 어떤 활동을 하나요?

이석진 첫 시작은 PC 시뮬레이션 훈련이에요. 연습을 충분히 하지 않고 실전에 나가면 드론이 유실되거나 파손되고, 주변 사람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모의 드론 조종 훈련을 반복하죠. 그 기간이 끝나면 실전 조종에 나서는데 휴대폰으로 조종 앱을 설치해서 하는 방법을 주로 활용하고 있어요. 또 단순한 조종뿐 만 아니라 드론의 기체를 직접 조리하고, 프로펠러의 각도나 위치를 배우면서 비행원리에 대해 파악하고 있어요.


특성화고 입학 계기는?

김지현(2학년) 저는 전자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입학했어요. 평소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멀티소프트웨어와 전자회로를 공부 할 수 있는 스마트광전자과를 선택했죠.

백시운 (2학년) 전 집이 파주 쪽인데, 성적에 맞춰 고양고에 오게 됐어요. 덕분에 통학 시간이 길어졌죠.(웃음)

박진혁(1학년) 철도기관사가 꿈이라 철도 관련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서 특성화고에 입학하게 됐어요.

김준서(2학년) 인문계와 특성화고를 놓고 고민하던 중에 중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입학하게 됐어요. 전자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말에 선생님께서 고양고를 추천해주셨죠.

이석진 중3때 고양고 선배들이 학교로 홍보를 왔는데, 그 중 한 선배가 말을 조리있게 잘해서 꼭 이 학교에 입학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죠.


동아리에 가입하게 된 계기는?

김다훈(2학년) 평소 액션캠을 촬영해서 유투브에 업로드 하는 게 취미예요. 휴대용 소형 카메라로 재미있는 영상을 만드는데, 드론동아리가 촬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들어왔죠.

하동윤 저는 항공기 조종사가 되는 게 꿈이에요. 드론으로 간접 체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됐어요.

이경욱(1학년) 드론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겨서 가입하게 됐어요.

박진혁 예전부터 RC에 대한 관심이 컸었어요. 중학교 때 고양고 선배들이 저희 학교로 학과 체험을 온 적 있는데, CA활동으로 이석진 선배에게 드론을 배운 적 있어요. 그 뒤로 고양고에 입학하게 되면서 드론 동아리에 가입하게 됐죠. 아버지께서 드론을 구입하셔서 실제로 드론을 가지고 있기도 해요.


드론 동아리를 한다고 하니, 주변 반응은 어땠나?

이석진 사실 초반엔 RC헬기 동아리였는데, 인원도 적고 인기가 없어서 동아리가 사라질 뻔 했어요. 저와 동윤이만 남아 있었다니까요.(웃음) 그때 동아리가 없어지지 않고, 드론항공촬영반으로 바뀌면서 인기 동아리가 됐죠.

하동윤 학교 축제 때 각 학과 동아리 작품들을 시연하는데, 저희가 인기 최고예요.(웃음)


[특별한동아리] "드론 연습하는데 학교 옆 군부대에서 찾아오기도 했다니까요"


실제로 드론 조종을 해 본 소감은?

김지현 활동하기 전까지만 해도 드론 조종하는 게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쉬워서 재미있어요.

이석진 저희 동아리에서 쓰는 드론은 휴대폰으로 제어가 가능하고, 장난감 항공기처럼 쉽게 조종이 가능해서 더 접근하기 쉬운것 같아요. 시뮬레이션을 할 때 헬기나 전투기 같이 다양한 비행체를 모의 조종 할 수 있어서 재미있고요.


활동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백시운 시뮬레이션만 하다가 실내에서 처음 드론 날렸는데, 조종 실력이 부족해서 빔 프로젝트에 부딪힌 적 있어요. 그때 정말 깜짝 놀랐죠.(웃음)

최준석(3학년) 저도요. 소형 드론을 날렸는데, 블루투스 신호가 끊기는 바람에 드론이 제멋대로 날아간 적 있어요. 결국 나무에 걸리면서 수거하느라 고생했죠. 프로펠러가 고장 났을 때도 애를먹었죠.

이석진 중학생들에게 저희 동아리 수업 체험 활동을 하다가 드론이 파손된 적이 있었어요.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후 실전에 투입해야 하는데, 처음하다 보니 조종이 미숙했나 봐요. 그때 드론을 A/S 보내느라 몇 개월 동안 기다렸죠. 또 한번은 축제 때 동윤이와 함께 학교 전경을 항공 촬영한 적 있는데, 영상이 그림처럼 나와서 감동 받았어요. 학교 홍보 영상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메모리 문제로 유실돼서 아쉬웠지만요.

하동윤 드론을 날렸다가 제재 받은 적 있어요. 학교 근방에 군대가 있는데, 혹여나 군사 기밀이 노출될까 군부대에서 찾아오신거예요. 그 뒤론 높이 날리지 않고 있어요.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김다훈 나중에 친구들과 함께 드론을 들고 여행가고 싶어요. 해외 이곳저곳을 돌면서 영상을 찍고, 제가 만든 영상으로 고프로 어워드 대회에 참가하고 싶어요.

하동윤 전자기타 치는 걸 좋아해서 기타리스트가 되는 게 제 최종 목표예요.(웃음)

곽명훈(2학년) 제 꿈은 발전소 직원이에요. 졸업해서 한전에 입사하는 게 최종 목표죠. 지금부터 차차 자격증을 준비해서 설계 직무에 지원하고 싶어요.

임경민(2학년) 자동차 정비사가 꿈인데요. 자동차정비2급 자격증을 취득해놓은 상태라 현재 서오릉에 위치한 카센터에서 자동차 정비 일을 배우고 있어요. 졸업 후에는 군입대를 하고, 다시 대학에 진학해 카센터에 취업 할 예정이에요.

최준석 대기업에 입사하고 싶어요.(웃음)


동아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석진 학교에서 민간 자격증인 드론 자격증반을 개설하려고 했는데, 시험이 어렵기도 하고 비용 문제 때문에 못했어요. 현재 보유한 드론이 5대인데, 여름쯤 드론을 구입할 예정이라 앞으로도 더 많은 학생이 즐겼으면 해요.

박진혁 1학년이라 아직 부족한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빨리 조종해보고 싶어요.

이경욱 저도 앞으로 진혁이랑 같이 시뮬레이션 연습을 열심히 해서 선배들처럼 멋지게 조종 해보고 싶어요.



[특별한동아리] "드론 연습하는데 학교 옆 군부대에서 찾아오기도 했다니까요"


“전국에 손꼽히는 동아리 담당교사라는게 제 자랑이죠”

김찬섭 담당교사(스마트광전지부 교사)


올해 3월, 고양고로 첫 발령받은 김찬섭 교사. 대학교 때 쿼드콥터를 제작해 본 경험이 있는 김 교사는 부임과 동시에 동아리 담당교사로 발탁됐다. 김 교사는 “전국에 몇 없는 특별한 동아리를 맡은 게 제 자랑”이라며 드론항공촬영반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교사는 향후 활동 목표에 대해 “교사 중심이 아닌 학생들 간 상호 교육하는 방식을 통해 서로 배우고 교류하는 문화를 형성하고 싶다”며 “큰 틀은 교사와 학생이 같이 만들어 가지만 그 이후는 선배들이 후배들을 직접 가르치면서 유대관계를 쌓길 바란다”며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건넸다.



[특별한동아리] "드론 연습하는데 학교 옆 군부대에서 찾아오기도 했다니까요"


글 박유진 인턴기자│사진 임영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