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토리&리아 유 인터뷰

대기업 그만두고 뷰티유튜버 선택한 사연은?


곽토리와 리아 유는 같은 고등학교를 일 년 차이로 졸업했다. 그리고 그때 기자는 바로 옆 학교를 다녔다. 알고 보니 한 동네 출신이었던 두 명의 뷰티유튜버에 대한 느낌은 ‘연예인’으로 시작해 같은 고민을 하는 평범한 ‘20대 친구’로 끝을 맺었다.


곽토리와 리아 유 “애체심 때문에 대기업 퇴사하고 방송 택했죠”

CJ E&M의 1인 콘텐츠 창작자(MCN) 서비스 플랫폼 다이아(DIA)TV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뷰티유튜버 리아 유(왼쪽)와 곽토리(오른쪽)를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다이아TV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사진=김기남 기자



곽토리(kwak tori / 곽경민)

- 1988년생

- 2013년 홍익대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 현재 홍익대 일반대학원 회화과 석사과정 재학 중

* 구독자 수 27만명, 총 3000만 뷰


리아 유(Liah Yoo / 유누리)

- 1989년생

- 2013년 이화여대 공간디자인과 졸업

* 구독자 수 11만 5천명, 총 560만 뷰



Q. 먼저 이름의 뜻이 궁금해요.


곽토리(이하 토리) 어렸을 때 볼 살이 빵빵했는데 친구들이 당시 비슷한 만화 캐릭터인 햄토리 같다고 불러서 곽토리라고 지었어요.


리아 유(이하 리아)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는데 리아는 이때 사용했던 제 영어이름이에요. 친구들이 ‘누리야’라고 부르던 것에서 착안해 뒤에 두 글자만 따서 지었죠.


Q. 개인방송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리아 시작은 2011년 말이었어요. 당시 세계적으로 K-뷰티붐이 불었는데 한국에 ‘뷰티유튜버’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고 제가 영어를 할 줄 아니 직접 영상을 만들어 세계인에게 한국의 메이크업을 전달해보자고 결심해 시작한 거죠.


토리 전 블로그를 오래했어요. 제가 매일 하는 화장을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했죠. 본격적으로 유튜브 영상을 찍은 건 2013년 초였는데 제 화장법을 기록하고 공유한다는 콘셉트는 같았죠.


Q. 방송편집기술이 필요하지는 않나요?


토리 혼자 편집하는 게 어렵긴 해요. 특히 제가 원하는 걸 보여주려면 직접 작업을 해야 하거든요. 하지만 편집 기술은 크게 중요하지는 않아요.


리아 개인방송은 콘텐츠 기획부터 편집까지 혼자 하다 보니 제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어요. 방송의 목적 역시 여기에 있기 때문에 편집은 부수적인 요소예요.


토리 물론 개성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려면 편집 기술을 배워야 하죠. 그래서 관련 강의를 듣거나 계속 새로운 것을 보면서 연구해요.


리아 콘셉트에 따라서도 다른데 저는 깨끗한 화면을 좋아하는데 비해 토리 언니는 다양한 색감으로 화려하게 꾸미다 보니 조명이나 방송 화질이 중요하죠.



곽토리와 리아 유 “애체심 때문에 대기업 퇴사하고 방송 택했죠”



Q. 이야기가 나온 김에, 각자의 방송 콘셉트도 설명해주세요.


토리 제 콘셉트는 한 가지, ‘제가 좋아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유행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전 늘 제 기분에 맞는 새로운 느낌을 찾아요.


리아 언니 방송은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어요. 마니아층도 많아서 부럽죠. 저는 평범한 편이고 지향하는 룩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공감’을 위주로 해요. 주 목적이 K-뷰티를 해외에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죠. 해외에서 유행하는 제품을 한국인에게 알려주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그라데이션 립이, 미국에서는 오버립이 유행한다면 두 화장법을 동시에 각국에 소개하는 거죠.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외국 제품을 알려주기도 하고요. ‘메이크업 외교관’이라고 할까요. 원래는 해외 시청자가 더 많았는데 작년부터 한국 시청자가 늘어서 최근에는 비중이 비슷해요.


토리 보통 뷰티방송은 이미지 위주로 구성되는데 리아는 설명을 첨가하다 보니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죠.


Q. 특히 기억에 남는 댓글도 있나요?


리아 저는 대학 졸업 후 바로 한 화장품 대기업에 공채로 입사했어요. 그 때도 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회사 업무가 많아지면서 영상을 찍을 시간이 없는 거예요. 어떻게 했게요. 회사를 그만뒀어요. 회사보다 영상에 대한 애정이 더 강했던 거예요. 이 이야기를 영상으로 올린 적이 있는데 여기에 굉장히 많은 취업준비생이 댓글을 달았어요. 대부분 제 결정을 응원해줬죠.


토리 최근 개인방송이 상업적으로 많이 활용되잖아요. 그래서 관련 협찬 문의도 많이 오는데 전 제 소신을 최대한 지키려고 해요. 정말 제가 좋아하는 제품을 소개하려고 하죠. ‘토리템’이라는 저만의 추천목록이 있는데 제 이름을 붙여서 하다 보니 사전에 정말 고민을 많이 해요. 이때만큼은 최대한 모든 사용자에게 맞는 것을 찾죠. 예전에 한 브랜드 제품이 정말 좋아서 소개했는데 얼마 뒤 그 브랜드 직원이 영상 게재 후에 매장에 갑자기 손님이 많아졌다는 댓글도 달아줬죠.


Q. 특별히 공을 많이 들인 영상이 있나요?


리아 여러 개의 립스틱 발색샷을 보여주는 영상이었는데 보통 발색샷은 그냥 설명하고 끝나거든요. 저는 조금 다른 방향을 찾다가 립스틱을 바르고 음악에 맞춰 립싱크를 해봤어요. 설명 대신 입술을 직접 보여주니 새롭다는 반응이 많았죠.


토리 한 브랜드와 합작한 적이 있는데 당시 브랜드 담당자가 영상 대부분을 제게 일임해서 직접 소품도 찾고 발품을 많이 팔았어요. 능동적으로 영상을 찍으니 재미있었죠. 최근에는 제주도 메이크업이 화제가 됐는데, 평소의 독특한 저와는 다른 여리여리한 느낌 때문이었어요. 마침 비가 왔고, 원래 저는 그날의 기분에 따라 화장을 하기 때문에 비오는 느낌의 뿌옇고 차분한 메이크업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죠.



곽토리와 리아 유 “애체심 때문에 대기업 퇴사하고 방송 택했죠”



Q. 수익은 어떤가요?


토리 개인 방송인 중에서는 수익을 기대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지만 쉽지는 않아요. 저는 이 방송을 제 대학원 전공인 파인아트(fine art)를 공부하는 일환으로 생각하고 있죠.


리아 메이크업 크리에이터는 특히 수익이 많지는 않아요. 수익은 영상 횟수에 비례하는데 매일 새로운 영상을 올리기가 쉽지 않죠.


토리 회사원일 때와 차이가 커?


리아 힘들어요.(웃음)


Q. 약간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사는 것에 대한 소감은요?


리아 미래가 걱정이 되긴 해요. 얼굴을 이용하는 직업이라 장기적으로 볼 수도 없어요. 직장은 회사의 방향을 따라가면 되는데 이 일은 제가 직접 설계해야 하니 혼자라는 어려움도 있죠. 최근 미국은 유튜브 시장이 거의 포화 상태라 많은 유명 유튜버가 다른 사업을 구상하는데 대개 모바일 앱쪽으로 진출하고 있어요. 전 제 콘텐츠를 모바일 앱이나 영화, 다큐멘터리와 접목시키는 방안도 생각 중이에요.


토리 직장인은 보통 주말에는 쉴 수 있지만 저희는 24시간 아이템을 구상해야 해요. 친구를 만나면서도 계속 아이디어를 떠올리죠. 잠잘 때 빼고는 편할 시간이 없어요. 또 혼자 선택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죠.


리아 맞아요. 아이디어가 중요해요. 아이디어를 짜는 건 힘들지만 결과물이 제 계획대로 나왔을 때의 희열도 엄청나죠. 저희는 ‘아기’라고도 표현해요.


토리 애사심말고 애체(매체)심이라고 해야 하나?


Q. 뷰티유튜버로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토리 작게는 좋은 영상을 만드는 것이지만 나중에는 쇼핑몰 등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시키고 싶어요. 제품이나 새로운 판매 사이트가 될 수도 있죠.


리아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단순히 화장법을 알려주는 것에서 나아가 뷰티 자체가 무엇인지 일깨워주고 싶어요. 여성들을 모아서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함께 토론해 보는 식이요. 여성과 관련된 다른 사회적인 이슈를 다룰 수도 있겠죠.


Q. 조만간 선보일 영상 콘셉트가 있나요?


토리 사람이 아닌 인형에 화장을 해볼 거예요. 인형에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볼래요.


리아 립스틱 콜렉션을 한 번 더 할 계획이에요. 이번에는 뮤직비디오 말고 TPO에 어울리는 색깔을 소개하려고요. 직접 연기도 합니다.


※ 뷰티유튜버 곽토리와 리아유가 전하는 새내기 메이트업 팁이 이어집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