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 등 신입 합격자 발표

한쪽에서는 사원·대리급 대상 명예퇴직



“잔인한 12월”…  한쪽에선 ‘합격자 발표’ 다른 한쪽에선 ‘신입 명퇴’




2015년 하반기 신입공채도 끝자락에 접어들었다.


삼성, 현대자동차 등 하반기 대졸공채를 진행한 기업들이 속속 합격자를 최종합격자를 발표하거나 채용검진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불어온 사원·대리급 명예퇴직 바람에서 다른 대기업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합격자들도 마냥 기뻐하지만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현대차 등 최종합격자 발표 혹은 건강검진 예정


계열사별로 신체검사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 중인 삼성그룹은 현재 배치설명회와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 등을 앞두고 있다. 이미 꽃바구니를 배달한 곳도 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도 속속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다. 현대중공업 , 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 계열도 최종합격자를 발표했거나 신체검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지난 2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뒤를 이어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도 지난주 합격자를 공지했다. LG디스플레이 하반기 신입사원은 17일까지 인사기록카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SK하이닉스와 SK건설, SK케미칼은 2차면접 결과를 공지한 뒤 신체검사까지 마무리했다. SK이노베이션도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다. CJ그룹은 22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 뒤 내년 1월중 신입연수를 실시한다.


올 상반기, 갑자기 불어 닥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로 미뤄지거나 취소됐던 신입환영 행사는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0월 말 최종합격자를 발표한 롯데는 지난 7일 신입사원 환영회인 ‘뉴커머스데이’도 열었다. 공채 입사자 1200여명을 포함해 가족·지인까지 1800여명을 초대했다. 롯데는 올 상반기, 메르스로 인해 행사를 열지 않았다.


역시 메르스 전염을 우려해 상반기, 신입사원 수련회를 연기했던 삼성도 하반기에는 예년과 비슷하게 내년 1월 초 연수를 진행한다.


합격하면 뭐하나… 신입도 ‘잘리는’ 세상


두산그룹의 중장비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사원·대리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올해만 4번째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중순 하반기 신입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에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았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한 직원은 “이번에 버틴다고 해도 어차피 내년에 또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돈다”며 “한시라도 빨리 포기하고 새 길을 찾는 게 나을 것 같아 퇴직을 신청했다”며 씁쓸해했다.


문제는 이런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명예퇴직 움직임이 다른 기업에서도 발견된다는 점이다. 한 대기업에 근무 중인 신입사원 A씨는 “사실 이번에 두산인프라코어가 독박을 쓴 격”이라며 “연차가 낮은 직원들이 타깃이 된 것은 이미 좀 된 일이며 주변에 특별히 사무직과 기술직 구별없이 잘라내는 대기업도 몇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35개 회원사 중 대기업의 36.8%가 내년 채용규모를 ‘소폭 축소’할 계획이다. 투자규모 역시 41.2%가 ‘줄이겠다’고 답했다.


이번에 롯데그룹에 최종 합격한 신입사원 이모씨는 “원하던 곳에 합격해서 기쁘긴 하지만 요즘 수출이나 내수시장 모두 힘들어서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한다고 하니 걱정”이라며 “당장 입사 후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금부터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