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객ㆍ드라마 엑스트라, 정말 꿀 알바일까.


#내년 2월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A군은 대학교 친구의 권유로 방청객 알바와 엑스트라 알바를 진행하는 대행업체에 구직 요청을 등록하게 됐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장기 알바를 할 수 없었고, 일반 행사 알바보다 시급이 높다는 것과 연예인을 볼 수 있다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하지만 A군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엑스트라를 그만뒀다. A군은 “보조출연(엑스트라) 알바는 드라마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하기 때문에 오전 6시에 출발해 온종일 촬영장에서 보내야 했고 드라마 주인공 등 일부 출연진이 늦게 오게 되면 촬영시간이 계속 늦춰졌다” 며 “야근수당, 대사 추가 등 계약에 따라 50%의 급여를 추가로 준다고 했지만 제때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고 털어놨다.


대학생 및 취준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른바 ‘방송알바’에 대해 열정페이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청객 알바는 말 그대로 TV프로그램 방송국 녹화도중 함성 혹은 박수, 호응 등으로 리액션을 보여야 하는 아르바이트이다. 보조연출은 영화,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해 대사 없는 단순 연기자를 일컫는다. 이들 알바들의 일일 급여는 경력에 따라 차등 지급되며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방청객 알바는 1시간 방송분을 위해 3~4시간의 녹화를 해야 하며, 한번에 2회 분을 녹화하는 경우도 있어 세트장에서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또한 방청객 알바는 최저 임금 적용 되지 않으며, 시급이 아닌 일당 개념이어서 일한만큼의 보상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이에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방청객 알바가 ‘꿀 알바’가 아니라는 얘기가 종종 나오곤 한다.

실제로 일부 엑스트라 대행업체에서는 급여를 드라마 대사, 엑스트라 경력에 따라 차등 지급하긴 하지만, 알바 채용 사이트에서 홍보하는 대로 시급 20만원을 받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또한 일하고 나서 바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푼이 아쉬운 대학생들에게는 적합치 않다.


특히 야근수당이나 대사수당 등은 추가로 50% 정도 지급하기로 하고 알바생을 채용하지만 야근수당은 고사하고, 추가 대사를 받는 것도 하늘에 별 따기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방송 및 보조연출 관련 알바는 채용사이트를 통해 150건에서 300여건 이상 구인 공고를 하고 있다. 일급은 주로 4만원에서 10만원으로 책정돼 있으며 주급은 70만원에서 100만원에 이른다.


방송 대행 알바 회사 관계자는 “보조연출자 알바의 시급이 최저임금인 5580원으로 책정돼 있다” 며“드라마 집합 장소까지 함께 버스로 태워주고, 처음 시작하는 알바는 시급이 낮지만 경력이 쌓인다면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열정페이라는 말은 적은 월급으로 노동시간이 긴 것을 얘기하지만, 방송출연이나 조연출 등은 본인이 방송 출연 경력을 쌓고자 자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열정페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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